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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작은 신의 아이들

작은 신의 아이들_ 주하민은 악인가, 다크히어로인가

작은 신의 아이들은 1996년 천국의 문이라는 사이비 종교의 집단자살이라는 임팩트있는 사건을 소재로 과학수사를 신뢰하며 개그와 천재라고 납득할만한 수사를 오가는 천재인 역의 강지환과 방울소리를 들으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직감과 인간미 넘치는 김단역의 김옥빈이 개그와 스릴러를 오가며 풀어내는 장르물이다.

이에 두 주연 못지 않게 신스틸러로 작은 신의 아이들에게서 또하나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스터리한 검사 주하민 역의 심희섭 배우다. 심희섭이 맡은 주하민이라는 역할은 뛰어난 머리와 겉으로는 모범적인 검사이지만 반사회적 인격을 지니며 극 중 모든 사건의 악이자 배후세력인 국한주, 왕목사, 백도규 3인방의 수족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 누가 그 사건을 저질렀는지에 중점을 두고 풀어나가는 것을 후더닛(Whodunit)이라고 하는데,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는 사건과 범인이 이미 밝혀진 상황에서 사건의 진실 즉 ' 왜 '라는 와이더닛(Whydunit) 혹은 '  어떻게 ' 라는 하우더닛(Howdunit) 관한 질물은 던지고 있다. 

사건을 밝히려는 형사와 덮으려는 세력들 사이를 오가며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 바로 주하민이다. 어째서 악인들의 편에서 일을 하는 자가 와이더닛의 키를 쥐고 있는가? 일단 주하민이라는 역할은 선과악이 분명하지 않은 입체적인 캐릭터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백아현 실종사건의 담당 검사로 연쇄살인마에게 납치되어 이미 죽었을거라 여기고 그녀의 추도식이 열리는 곳에서 키킥거리며 웃다가 바로 표정을 바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점, 백아현 살아 돌아온 후에 웃으라는 백도규의 말에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웃는 얼굴 , 백아현의 죄를 덮기 위해 어린시절 친구였던 한상구를 조종해 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결국 사살 당하게 만드는 점이 그의 반사회적 성격의 캐릭터의 면면을 잘 보여준다. 


단순한 악인이라기엔 그의 행동은 동정심을 일으킬 정도로 여리고 선한 면이 있다. 한상구의 죽음에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며 그의 화장식에 서 어쩐일이냐는 김단의 물음에 한 인간의 마지막인데 사물이 아니라 사람으로 보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가끔 찾아온다며 답한다.


 

피해자들에게 신뢰받으며 가해자들에게는 죄의 무거움을 알게 해주는 엄격함을 동시에 지닌 검사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검사라는 직업 윤리에 대한 그의 행동은 단순히 겉으로 보여지기 위해서만은 아닌 진심이 담겨있어 악인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있다.


어린시절부터 주변에 친구나 가족도 없이 외롭고 차갑게 자란 주하민이 누구에게도 자비 없이 차가운 태도로 일관하면서도 김단에게만은 계산없는 세상 온화하고 따스함을 느끼고 스며드는 것


김단이 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내뱉은 ' 드디어 찾았다, 별 ' 은 그의 평생에 단하나 찾아 헤맨 빛이자 사랑인 요즘 세상에 없는 순애보를 간직한 누구보다 순수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어릴적 고아였던 자신을 무시하며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 백도규를 증오하면서도 아버지가 만든 작은 왕국의 공주님으로 모자람 없이 자랐지만 그릇된 애정관을 품은 백아현에게 마저도 너의 그 삐뚤어진 사랑조차 이해한다며 더 이상 위험한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되는 천재인에게는 철저하게 경계하면서 천국의 문에서 살아남은 또 하나의 아이 엄연화에게는 더 이상의 불필요한 말은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는 섬뜩한 말을 남기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주하민은 3인방에게 복종하면서도 분명히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천국의 문 복지원에서 탐욕스럽고 아이들을 학대했던 백도규에게는 노골적인 증오를, 겉으로는 선한 목회자의 모습으로 물욕을 탐하지 말라며 설교하면서 뒤로는 헌금을 탐하는 이중적인 인간의 표본인 왕목사를 혐오하며 가증스러운 자로 여긴다.




극 중 김단을 제외한 타인에게는 웃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 없는 주하민이 미소를 보였던 상대는 국한주 대통령 후보이다. 비지니스라고 하더라도 그의 표정은 꽤 밝고 솔직해 보였다.


경찰 수사 막겠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국한주가 문어를 잡는 방법을 이야기하니 찰떡같이 알아들은 주하민

 '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게 만들겠습니다. '

주하민은 국한주를 ' 생각하는 것보다 무서운 사람 ' 이라는 말을 아현에게 한 적이 있는데 사실 왕목사나 백회장 보다 더 악랄한 악인일 것 같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주하민과 국한주는 둘이서 말이 통하는 상대라는 느낌이 들었다.


주하민의 어린시절은 천국의 문을 제외하면 어릴적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고 알콜중독으로 어머니가 죽었다는 이야기만 잠깐 나왔을 뿐이며 사건 이후 3인방의 최측근으로 일하고 있다이다. 

다만 다른 두 사람과 달린 국한주만은 좀 더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국한주의 경우 다른 두 사람과 달리 직접적인 학대를 가한 당사자가 아니기도 하고 어릴적 똑똑했던 자신을 지지해 주는 보호자 였을지도 모른다. 


어제가 생일이었다지 . 늦었지만 생일 축하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한 선물에 약간의 떨리는 목소리로 ' 감사합니다. '


국한주 역시 장기말로 사용하고 있는 주하민에게 생일 선물까지 챙겨주는 장면을 넣으며 둘 사이에는 백도규나 왕목사와 다른 유대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공조수사를 제안 할 때 천재인에게 보여준 주하민의 자필유서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공조수사 전 국한주와의 대화에서 주하민은 다른 목적이 있는건지 국한주를 아버지처럼 여기며 따르는건지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0회에서 천재인은 주하민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김단과 살아남은 천국의 문 아이 꼴통과 함께 국한주가 피습당할지 모른다며 덫고 국한주를 살릴지 니가 살지를 선택하게 만든다.  그 상황에서 주하민의 표정이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정말로 국한주 의원의 신변의 위험을 걱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인간적으로 걱정이 되어서? 아니면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아직은 죽으면 안돼는 사람이라서?

주하민은 앞서 살펴 본 순수함과 냉점함을 가지고 있는 양면적인 태도를 지닌 캐릭터로 국한주가 진심으로 걱정되는지 혹은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 사건의 진실을 덮으려는 국한주에게도 복수? 혹은 정의구현과 같은 더 큰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은 분명치 않다. 

나는 주하민이 행복해 지는 결말이 되길 바란다. 다크히어로가 되어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깨닫고 3인방이 벌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비로서 인간으로의 진정성을 가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