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조커> 누가 DC가 망했다는 소릴내느냐 (*스포일러 포함*)

영화 <조커>는 DC의 매력적인 빌런 조커의 탄생을 알리는 영화로 매력적인 악당 조커를 누가 연기하느냐는 평론가와 관객들에게 있어 관심사였다. 영화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는 누구도 반론할 수 없었던 완벽한 조커를 연기하였기에 다음 세대 조커 역의 배우는 새로운 조커 캐릭터를 보여주어야 하는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조커 역의 배우 못지않게 감독인 필립 도트스는 혼돈과 파괴 광기를 보여주는 조커를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 말하며 자신의 영화 <워 독>에서 "훌륭한 감독들을 섭외해서 예술성을 가진 DC 블랙 유니버스를 만들자 "라고 워너 브라더스에 제안했었다. 워너 브라더스는 감독의 조커 덕심을 보았는지 거대 자본의 CG나 액션 없이 예술적인 영화로서 승화한 DC의 빌런 솔로 무비 영화 <조커>가 탄생하였다.

개봉과 동시에 조커에 대한 평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영국 가디언은 ' 눈부시게 대담하다 ' , 토탈 필름은 ' 도전적이고 파괴적이다 '라고 썼으며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 무시무시하다 ' ' 대단하다 ' ' 넋을 빼놓는다 ' 라며 극찬을 받았으나 또 다른 평론가들은 '무책임하다 ' ' 폭력을 조장한다 ' 등의 평을 내놓기도 하였다. 혹평에도 불구하고 영화 조커의 트레일러는 모두 합쳐 1억 뷰를 넘기는 전 세계 관객들의 기대를 받았다.

아서 플렉은 영화 내내 담배를 피우며 불안을 감추려 하는 초조함을 지닌 인물로 망상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페니 플렉)와 생활하며 오래된 아파트에서 가난한 삶을 살고 있다. 쥐가 들끓고 소외 계층에게 희망이 사라진 도시 고담에서 연약한 정신을 지닌 그는 정상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광대 생활을 하면서도 스탠딩 코미디언을 꿈꾸고 있다.

이렇듯 영화 초반에 아서는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지만 남들에게 왠지모를 경멸을 받는 건들면 안 될것 같은 가까이하기에 꺼림칙한 또라이로 묘사되는데 영화가 끝날 때쯤엔 혐오스럽고 미친광대로 변해가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에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선 비극이다란 말처럼 아서는 동료들과 이웃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였으며 병이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꾸준히 치료도 받으려 노력하였고 자신의 꿈을 위해 시궁창 같은 처지에서도 노력을 하려 애썼지만 꿈이 좌절되면서 살인을 저지르는 잔혹한 범죄자로 변해간다. 

자신을 희롱하고 린치를 가한 엘리트들을 총으로 죽임으로써 광대 살인마가 된 그는 소외된 자들의 영웅이 되어 고담시의 부자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폭동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된다. 용기 내어 나간 스탠딩 코미디는 자신이 열렬히 동경하던 머레이에게 비웃음 당했으며 자신의 아버지라 믿던 토마스 웨인으로부터 거부당하고 자신의 출생을 알게 되자마자 어머니 페니 플렉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조롱하던 머레이에게 게스트로 초대받아 가는 날 그는 자신을 미치게 만드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본능을 표현한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아파트로 가기 위해 어두운 밤 힘겹게 오르던 계단은 해가 떠 있는 오후에 즐거운 것을 상상하며 댄스로 자유로움을 표현한다. 

불타는 도시 고담에서 자신의 분장을 따라한 광대 마스크를 쓴 시위자들의 소요 사태를 보면서 환희에 찬 조커는 코믹스를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스릴러 영화였다. 감독이 공언한 대로 마블과 차별되는 DC 유니버스만의 분위기를 지닌 새로운 세계관의 첫걸음이 될 영화로서 손색이 없었다. 

 

다크나이트

DC의 영화임을 증명하듯 배트맨의 서사를 끼워두는 것도 잊지 않았는데 원작의 토마스 웨인과 달리 가난한 자는 노력하지 않는다는 위선적인 부유한 인물로 그려진다. 새로운 시도를 위해 기존 코믹스의 주변 인물의 성격에 변화를 줄 순 있지만 '아서 플렉'의 불쌍함을 위해서 굳이 억지스럽게 캐릭터를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 악당의 미화라는 의구심을 지을 수 없는 연출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샤 드립으로 욕 먹던 배댓슈 , 잠오던 맨오브스틸 , 순한맛 수어사이드 스쿼드까지 그 동안 국밥DC의 불명예를 벗어나는에 조커가 가진 캐릭터의 힘을 보여주고 멀리는 DC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명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