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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글

블랙하우스 노선영 선수의 찝찝한 인터뷰

평창올림픽 때,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왕따 논란과 뒤쳐지며 들어온 노선영 선수의 축처진 어깨를 본 국민들은 여자 팀추월 팀과 빙상연맹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팀 추월은 3명의 선수가 한 팀이되어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에 들어오는 기록을 측정하는 경기로 팀워크와 협력이 중요한 경기이다.

사실 동계올림픽에서나 보던 대부분의 국민들은 한팀이 서로 엉덩이 밀어주면서 으샤으샤하는게 아름다운 그림이었고 혼자 떨어져 있는 노선영 선수를 클로즈업 한 장면이나 SBS의 경우 김보름, 박지우와 달리 한참 뒤쳐지는 장면을 분석해서 왕따논란을 더욱 부채질 하였고 청와대 청원까지 이어지면서 큰 이슈가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 여자 팀추월은 메달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에이스인 김보름 선수가 부상이였고 노선영 선수는 지난 3년간 30~40위의 기록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올림픽 전에 김보름이 부상에서 상당히 회복되었고 노선영 선수도 1500m에서 기량이 회복되어 14위를 기록하였다.

여자 팀추월팀은 4강진출로 목표를 잡았지만 경기 결과는 우리가 아는대로이다. 경기 후 김보름의 인터뷰에서 " 제가 50%를 리드하고 박지우 선수도 초반에 스타트해서 스피드를 끌어주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 며 중간에 (노)선영 언니는 최대한 비중을 적게 하는 전략을 짰는데 그 부분에 의사소통이 안 된 부분이 있다 " 고 말했다. 


김보름 선수는 매스스타트 에이스로 출전경기가 있었음에도 메달권과 먼 팀추월에도 참가를 했고 김보름 선수가 50%가량을 이끌었다. 오히려 버리는 경기였다면 선수보호 차원에서라도 김보름 선수는 팀추월에 참가하지 않고 다른 선수를 내보내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물론 매스스타트의 경기력 점검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분명 연맹과 김보름 선수에게 책임이 있다.

적어도 여자 팀추월 감독이었던 백감독은 4강을 목표로 삼았고 백감독이 좀 더 감독으로서 어른으로서 자신을 탓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노선영 선수가 마지막에 들어오는 작전 역시 노선영 선수는 듣지 못했다고 했고 백감독은 사전에 이야기가 된거라는 상반된 주장에 그저 서로 헐뜯기로 치달은 모습이었다. 



빙상연맹 내의 차별과 특혜가 있다는 것은 이미 다들 알고 있다. 블랙하우스에서 노선영 선수와의 인터뷰에서 기대한 것은 연맹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불공정한 차별이 있어왔으며 특혜가 있는지에 대해 알려야 했다.  본인이 특혜를 받는다고 생각한 선수들의 기량만큼 나오지 않아서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차별이라고 느낀다면 실력을 키웠어야 했고 파별 등으로 기회가 박탈되었던지 코치의 차별로 훈련 참여에 불이익을 받았는지 밝혔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심지어 노선영 선수 본인도 사실 어떤 특혜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메달리스트 선수를 위주로 한 특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메달을 딸 정도의 선수 개개인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고 거기에 격려하는 차원에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맞다. 차별에 관한 억울함은 메달을 따고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봅슬레이 선수팀이 언급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노선영 선수는 연맹의 잘못으로 동계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후 "이승훈, 김보름, 정재원이 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의 지도아래 태릉 선수촌이 아니라 한체대 빙상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따로 훈련하면서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없었다" 고 폭로했다.

이에 이승훈은 "쇼트트렉 코스에서 훈련해야 해서 그렇게 했다. 이게 다른 동료에게 상처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다른 동료들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훈련해야 할까 " 라는 어른스러운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해외전지 훈련도 비싼 코치도 아닌 한체대 빙상장에서 훈련했다고 특혜 운운하는 노선영 선수로 연맹이 아닌 인해 열심히 훈련한 이승훈 선수만 욕을 먹었다. 노선영 선수는 최소한 이승훈 선수에게라도 사과를 했어야 했다. 오히려 스스로를 자책하는 이승훈 선수의 멘탈을 보며 진정한 메달리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몇 몇 엘리트 선수를 위주로 한 훈련을 강요해 희생되는 선수가 있다고 했다. 이것은 결과를 중시한 시스템의 문제로 늘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여기서 물어야 할 것은 그런 강요된 시스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선수에 있는 것인지 혹은 코치나 감독에 의한 차별이나 문제는 없는지 블랙하우스 제작진에서는 이러한 점을 더 깊게 물어봐야 했다.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이 엘리트 육성이나 메달획득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선수들에게 결과만을 요구하고 그에 따라 희생되는 선수는 있다. 소위 탱크나 희생되는 선수가 있어야 성과를 거두는 연맹의 방식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여기 있으면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에 자기 자식이 최고 왜 자기 자식은 올림픽에 못 나가냐며 희생 운운하며 노력한 다른 선수마저 깍아내린 주형준 선수 엄마 같은 부모가 나온다고 본다. 

평범한 일반인으로 선수와 부모가 매달린 몇 년의 수고를 생각하면 그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나 본인 혹은 자녀의 역량이나 실력은 전혀 인정하지 않거나 본질은 연맹의 문제임에도 이승훈 선수를 걸고 넘어지는 것은 조금 억지로 보인다. 



그래서 누가 어떤 특혜를 받았나요 노선영 선수?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만큼 메달을 딴 선수들도 뼈를 깍는 노력을 해서 그 자리에 올라간 것이다. 본인만 노력한 것이 아니라. 과정이 정의롭지 않아 기회를 얻지 못했다면 빙상연맹과 국민들의 관심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결국 연맹의 인식 변화로 돌리면서 특정 선수를 거론한 이전 인터뷰와 달리 선수가 받은 특혜나 차별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이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평이한 결론으로 인터뷰가 끝났다.

오히려 노선영 선수나 빙상연맹 관계자의 인터뷰만 보면 왕따논란을 주도했던 김보름 선수마저 인성과는 별개로 연맹이나 감독의 지시대로 훈련해서 경기에 나간 죄 밖에 없는 셈이다. 이승훈 선수에 대한 사과 역시 끝끝내 나오지 않았다. 스스로가 한 인터뷰에서 모순에 빠진 씁쓸한 뒷맛과 찝찝함만을 남긴 인터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