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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 게임의 냉혹함을 맛본 오현민의 미숙함

게임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지니어스 최고의 천재 오현민은 더 지니어스4의 첫 게임인 <신분게임>을 통해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사실상 다수 연합의 승리를 위한 전략의 핵심이기도 하였고 남다른 능력으로 설상 데스매치를 간다 하더라도 쉽게 탈락할 플레이어가 아니지만 이상민의 배신으로 인해 자신의 전략에 변수가 생기고 연합 구성원이었던 유정현이 탈락했으니 실질적으로는 실패한 셈이다.


떨어질만한 사람이 떨어졌다 혹은 운이 나빳다고 오현민의 전략이 문제가 있었거나 그를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왜 오현민의 공동우승 전략은 실패한 것일까?  오현민의 전략은 시민카드를 가지고 있는 다수를 연합을 만들어 100% 믿을 수 있는 공동의 시민, 귀족카드를 만들어 공동카드를 교환함으로써 안전하게 점수를 획득하는 전략이었다.

시즌3에서 처럼 자신의 전략을 착한 플레이어들이 믿고 따라준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것이였던 걸 오현민은 아마 몰랐을 것이다. 또한 전략을 보완하기 위해 시민,귀족 예비 공용카드만 있었어도 이상민의 배신은 실패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상민의 성공엔 카드 바꿔치기를 눈감은 김유현도 있었고 사형수 카드를 받고도 거짓말을 한 최정문까지 복합적인 변수들이 작용하였다.


다수연합은 처음에 김경훈이 사형수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되고, 사형수 카드를 가지고 있는 김경훈과 임요환이 1번만 교환할 수 있는 규칙에 따라 이미 카드 교환을 했기 때문에 김경훈과 임요환 연합의 팀원인 이준석과 임윤선 변호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면 그 둘을 고립시켜 데스매치로 보내 버리는 자신은 손해를 입지 않는 영악하고  기계적인 전략이 바로 오현민식 전략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욕망이나 배신을 예측하거나 읽어내지 못하는 점이 아직 어린 그에게 미숙한 점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블랙가넷>에서도 오현민은 소위 '왕따전략'으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의 인원을 고립시켜 서로를 지목하게 만드는 데스매치 전략으로 지니어스 게임이 그렇지만 꽤나 인간미가 없었기에 아마도 결승전에서 장동민에 비해 플레이어의 지지를 못 받은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오현민을 비롯한 다수연합(그중에서 특히 시즌3의 출연자들)은 이상민의 배신으로 이제 지니어스 게임의 본질을 알게 되었다. 애초부터 이상민은 모든 연합에 소속되어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사람이었다. 이는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처세술의 달인인 이상민만이 가능한 전략이긴 하지만. 이상민은 연예인이 아니라면 희대의 사기꾼으로 이름을 날렸을지도 모르겠다.

착한 플레이어들과 안전한 플레이만 했던 오현민은 다수 연합이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과 누구든지 배신과 통수로 그리고 거짓말을 순진하게 믿어선 안된다 라는 것을 <신분게임>을 통해 냉혹한 게임의 법칙을 깨달았을 것이다. '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 ' 말처럼 차라리 그에겐 잘된 것일 수도 있다. 자신있던 전략의 실패로 나름의 굴욕을 느꼇을 지도 모르지만 아팠던 만큼 앞으로의 게임에서는 조금은 독한 오현민의 플레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