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비밀의 숲

비밀의 숲 : 조승우를 위한 조승우의 의한 드라마

터널 이후에 오랜만에 다시 보기로 돌려볼 만큼 푹 빠진 드라마 비밀의 숲. 사실 조승우나 배두나는 내가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하는 배우가 아닌데다 제목만으로 드라마의 내용을 상상할 수 없던 탓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1,2회가 방영되고 알음알음 재미있다 라는 입소문에 그래? 한 번 봐 볼까 라는 마음으로 본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 너무 제대로 잘 만들었다. 

비밀의 숲은 대한민국 검찰을 소재로 감정을 거의 잃어버린 황시목이라는 검사가 각계 각층에 로비를 하던 박무성의 죽음으로 시작된 살인사건을 파헤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인물설명에 보면 원리 원칙대로 간부, 동료들의 비리를 고발해왔으나 이들은 빠져나갔고 내부고발자인 시목은 한직으로의 좌천, 최악의 인사고가와 왕따의 기억만을 가지고 점점 시스템에 침묵했다.  


"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분노나 절망 때문이 아니었다. 시스템을 뒤엎기 전까진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진단 때문이었다. "


드라마가 최종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목이란 인물에게 감정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설정을 왜 넣었을까? 의문은 극이 진행될 수록 작가의 설정에 감탄 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시목의 메마른 감정을 채우는 따스하고 정의로운 형사 한여진 경위와의 콤비는 자친 건조하기만 한 드라마에 온기와 시목의 가치관의 어떤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것을 시사한다.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인물 관계도. 좀 더 성의 있게 만들어주지 그랬어...

시청자들은 시목의 시선을 따라 범인을 함께 추리하는데 1/4이 지난 지금에서도 범인의 용의선상에 올려놓을 인물조차 예측할 수 없다. 보통의 장르물에서는 대놓고 범인을 보여주거나 혹은 후반부에 가서 밝혀지는 범인일지라도 어느 정도 용의선상에서 악역으로 설정된 몇 몇 인물을 예상을 할 수 있었다. 시목과 여진을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이 용의자로 의심받을 수 있을 법하지만 그 중에서 이 사람이다 라고 꼽을만한 정황이나 증거조차 아직 보이지 않는다면 조금 성급한 것일까.

비밀의 숲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황시목 검사역의 배우 조승우의 연기이다. 감정이 없는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할까 했는데 그는 감정을 연기하는게 아니라 황시목이라는 인물의 머릿속 생각을 연기한다고 해야할까 ? 표정, 섬세한 연기 디테일, 딕션까지 오랜만에 눈과 귀가 호강하는 연기를 보앗다.

예를 들어 1화에서 박무성의 살인범의 잡힌 범인을 심문할 때 상대방을 냉철하게 관찰하고 파악하는데 카메라가 번갈아가며 얼굴을 클로즈업 하면서 시목의 표정과 나레이션으로 그의 생각을 보여주는 씬부터 시목이 등장하는 씬은 짜릿하고 보는 재미가 있다. 배우는 역시 연기로 대중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 드라마 보면서 조승우가 이렇게 잘생기고 섹시한 분인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 탄원서 내용 봤을거 아닙니까 "

 " 남편이 죽을거 알았잖아 " 라며 소리치는 시목

" 자 남편이 뭐라고 했죠 "
" 남편이 뭐라고 하면서 보내라고 했습니까 "

보통은 누명 쓰고 자살한 남편의 죽음을 맞은 부인에게 동정하는 식의 진행이 아니라
저 상황에서도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부인을 취조하는데 
여기에서 남편의 자살조차도 설계가 아닐까......


박사장이 살해된 집에서 시목이 서 있고 범행장면을 머리속에서 그려보면서 

몸 쓰는거 하며 표정 연기뿐 아니라 실제 걸린 시간을 보여주면서

입체적인 연출로 흔한 장면인데도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성무 사장의 죽음으로 이창준 차장과 딜을 할 때에 이 자리 주시죠 

2회 마지막 엔딩이 특히 좋았다.

그리고 저는 이때부터 시묵이 팬이 댑니다...


영화적인 색감과 연출, 거기에 적절한 배경음악까지 완.벽!

 

구구절절 사연 이야기 중인데 관심1도 없는 하품하는 시묵이ㅋㅋㅋ너무 좋아

드라마에서 여자가 울면서 이야기하면 신경쓰거나 동정하는 그런류의 감정선을 보여주는데

시묵이는 그린거 없구요 ~? 영은수가 차라리 완전범죄나 하지 란 말을 캐치하는 시묵이

영은수는 박무성을 죽인 진범과 친분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

어쩃든 본인이 직접 범행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반성문 쓰는 시목이 요령따윈 1도 없음 

보는 사람 불편하게 책상에 쭈구리고 서서 쓰고 있엌ㅋㅋ

그걸 어이 없이 지켜보는 부장검사ㅋㅋㅋㅋㅋㅋ

시목이는 고분고분 말은 잘들어서 뭐라 할 수는 없는데

뭔가 얘가 날 멕인 느낌 들게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고구마가 아니라 사이다 마시게 해줌

ㅋㅋㅋㅋ

 

찌개가 짯던 시목이 ... ' 이게 아닌데...' 

슬쩍 식당 아주머니 눈치보는 시목이

누가 시목이 보고 감정이 없다했니!!! 쏘 스윗해

그래 이 맛이지!

소소한 장면에서의 깨알같은 디테일 ^.^b

 

일하면서 전화받는 섹시한 시목이


첫 방송에 움찔하면서 피하는 시목이 

이거 너무 귀여움 ㅠㅠ

 

아아메 시켜먹는 시목이

온갖 덕후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도 잊지 않은 천재 작가님 때문에

도대체! 극 중에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설정과의 갭으로

시목이 매회 귀염터지고 나는 주말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