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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애니 마이너스

[빙과] 뛰어난 연출 매력적인 일상추리애니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2012년 제작한 <빙과>라는 아리송한 제목의 이 애니메이션은 카미야마 고교 고전부의 문집 <빙과>를 따서 만든 제목. 빙과의 주인공인 호타루 오레키는 공부, 운동, 연애에도 관심없는 "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면 하지 않는다.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간략하게.(やらなくてもいいことは、やらない。やらなくてはいけないことなら手短に。) "의 에너지 효율을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는 고교 1학년.  운동은 보통, 성적도 중간이지만 추리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치탄다의 " 저 신경쓰여요! "의 호기심으로 언제나 귀찮아 하면서도 해결한다.


비슷한 나이의 김전일이나 코난(쿠도 신이치)에도 뒤지지 않는 명탐정이지만 적어도 고교생이 매번 살인사건과 직면하게 되는 정통(말도 안대는) 추리물처럼 트릭을 보는 것보단 고전부 친구들과의 일상물과 추리 미스테리 요소가 적절히 섞여 있어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 초반의 심심함을 극복한다면 캐릭터, 연출, 작화, 음악까지 기억에 남는 명작이 될 것이다.







조금 이상한 <빙과>라는 제목에 얽힌 유래는 실종 7년이 지난 세키타니 쥰 외삼촌의 장례식을 치르기전 어린 치탄다가 기억나지 않던 외삼촌과의 연결고리의 과거를 알기 위해 찾기 시작하면서 밝혀진다.







혼자 있었음에도 방과 후 교실에 갇히게 된 치탄다의 사건을 해결해 준 계기로  치탄다의 <저 신경쓰여요! >라는 대사와 함께 반짝이는 눈동자로 부탁하면 오레키는 " 또 시작이군 " 이라며 곤란해 하지만 추리본능이 켜지면서(파블로프의 오레키) 이래저래 치탄다에게 휘둘린다. 또 다른 고전부 부원인이자 중학교 동창인 사토시와 마야카까지 합세하면서사건을 해결한다.


여 기까지 보면 치탄다는 민폐 캐릭터로 비춰질 수 있지만 극 중 내내 예의가 바르고 명가의 영애로서 가정교육을 잘 받은 상냥하고 다정한 성격이다. 거기다 뛰어난 기억력과 학업성적, 요리실력까지 교양도 완벽하게 갖춘 엄친딸.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따라가면서도 답답하고 꼬인 상황 없이 담백하게 진행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보았다.







추리를 할 때 앞머리를 잡고 꼬는 버릇이 있는데 이 버릇이 나온다면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뜻으로 코x의 <범인은 이 안에 있어>라든가 소년탐정 김x일의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여제로 불리는 이리스의 사건해결을 부탁받을 때에도 자신은 언제나 잿빛, 인생은 중간이 최고라고 생각하더라도 특별하다는 말에 홀라당 넘어가기도 한다.








아무리 목석같은 남자 호레키도 고전부원들과 함께온 온천여행에서 치탄다를 생각하다 그만 정신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저 신경쓰여요 ! 키니나리마스 오레키상!







아기천사의 모습을 한 치탄다가 <신경쓰여요> 할때의 오레키의 곤란함을 표현한 연출이 귀엽다


빙과는 대단한 재미를 주는 애니는 아니었지만 아름다운 작화와 추리를 할 때 이미지화 시키는 연출력은 단연 눈에 띈다. 특히 인물들의 감정선뿐 아니라 상황이나 추리를 하는 과정을 약간은 과장된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것이 뛰어나다.








키니나리마스의 말장난을 이용해 치탄다가 나무가 되는 모습이라던가 2쿨 엔딩에서 잠이든 오레키가 꿈속에서 갇혀 있을 때 치탄다가 유리에서 꺼내주면서 세상이 회색빛에서 다양한 색으로 돌아오는 장면







사실적이면서 아름답고 섬세한 작화가 아마도 애니메이터들을 갈아서 만든 듯한 뛰어난 퀄리티로 보는 눈이 즐겁다.







고교1년의 일상추리물이라 러브라인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초반부터 내내 치탄다를 신경쓰는 연애감정에 가까운 오레키와 사실 치탄다의 오레키에 대한 감정이 연애인지 어쩐지 애매모호 하지만 적어도 확실히 의지하고 호감으로 생각한다면 아마도 ......?


여름에 아이스커피에 시원한 바람이라도 쐬면서 가볍게 시작하지만 <빙과> 다보고나면 그 매력에 푹 빠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