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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이 영화 어때?

영화 해적 후기 : 웃고 즐기는 해양코믹어드벤처


영화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 빵빵 터지는 코믹블록버스터


2014년 상반기 외화에 밀려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영화 시장에서 7월 영화 <군도>를 시작으로 최단기간 1000만 관객을 달성한 <명량>에 이어 세 번째로 개봉한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이 1~2주를 두고 연속 개봉하였다. 명량의 예상치 못한 흥행에 군도는 개봉 3주만에 코난 극장판에도 밀리는 예매율을 보이고 있으며, CJ의 막강한 화력지원에 최대 스크린을 확보한 명량은 그 동안 한국영화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명량의 기세가 무서운 가운데, 해적은 불안함을 가지고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 애국심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최민식이 보여준 명량에서의 이순신의 리더쉽은 물론 비장함마저 느껴지는 연기가 합쳐져 흥행과 평가에 고루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반면, 코믹액션활극을 표방한 해적의 경우는 으레 코믹 영화가 그렇듯 예술성에서 한 단계 낮은 평가를 받는 코믹 영화라는 부담과 과연 최민식이라는 국민배우에 손예진과 김남길이 그에 대항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대중들은 가지며 선뜻 보기에 망설여지는 것이다

군도, 명량에 이어 해적마저 사극과 액션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만큼 비교될 것은 분명하고, 군도의 경우 무자비하다 싶을 정도로 명량에 비해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는만큼 개봉 첫 주 군도에 비해 느린속도로 100만을 돌파한 해적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은 흥행에 순항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예매율을 자랑하는 명량에 이어 20%의 예매율로 선전하고 있는 영화 해적▲


명량을 본 관객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해적과 경쟁할 작품으로는 여름방학 특수를 맞아 <드래곤길들이기> <명탐정 코난 : 이차원의 저격수>와 같은 애니메이션이 있지만 올 상반기 1000만 관객을 기록한 <겨울왕국>의 경우는 무척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국내영화계에서 애니메이션 영화의 현저히 떨어지는 스크린 수로 관객확보가 쉽지않다. 마블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가디언즈오브갤럭시>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와 함께 보기에 선택 가능한 시간대가 적어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CJ와 롯데와 처럼 독점적으로 멀티플렉스극장의 운영과 영화컨텐츠 제작과 유통을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해적의 배급에 롯데가 버티고 있기에 공격적인 마케팅과 이벤트의 홍보와 스크린을 확보할 것이다. 해적은 12세 이상 관람가로 진지한 영화들 사이에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코믹액션이라는 개그코드를 가지고 있는 영화로 가족관객은 물론 다양한 연령층과 계층에서 무난한 선택을 받기 쉬우며 더욱이 코믹액션으로 가디언즈오브갤럭시를 제외하면 특별히 경쟁 할 만한 영화가 없다는 것과 군도가 혹평을 받으며 예상외의 흥행부진과 더블어 아이러니 하게도 명량이 너무나 빠르게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하였기에 볼 게 없는 관객들은 자연히 해적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기가막힌 타이밍에 개봉한 것도 운이라면 운이랄까 마케팅 전략일까 ?



해적은 역사적 고증을 담보로 하거나 역사적 사건(위화도회군, 조선건국)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코믹장르영화의 암묵적인 룰로 우꽝스럽게 그려진 정도전과 이성계는 물론이요 고래가 삼킨 옥새를 찾는다는 전대미문의 허무맹랑한 사건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왕은 모흥갑(김태우)을 통제사로 임명하여 보름안에 옥새를 찾아올 것을 명하며, 수군의 협박을 받는 소단주 여월(손예진)과 한 몫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모여들게 되는 허당 산적두목 장사정(김남길)과 산적무리, 그리고 여월과 악연으로 얽힌 대단주 소마(이경영)이 서로 옥새를 찾기 위해 저마다 끼어들게 되면서 바다는 떠들썩 해진다.

해적의 시사회에서 대다수의 평은 '스토리가 없다' 였다. 해적에서 여월과 정사정이 있는 무인도에 우연히 혼자 남게된 배에 스님(박철민)이 탄 배가 오는 등의 사건의 개연성이나 애매모호한 시대적 배경을 따지고 들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확실하게 웃겨주고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코믹영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장사정의 상단을 털려고 하는 중 신호를 잘 못 알아들은 철봉(유해진)이로 인해 도적을 잡으려 온 군사들에게 쫓기게 되는 영화 시작부터 옥새를 찾기 위해 여월의 무기를 가져가려는 장사정과 산적무리들과의 쫓고 쫓기는 대결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커다란 수레를 타며 액션을 보이는 여월과 과감하게 부셔주는 스펙터클한 장면등 영화 내내 지루할 틈없이 웃음이 빵빵 터져 나온다.

특히, 김남길이 이렇게 어리버리하고 맹한듯한 코믹연기를 잘 소화해냈다. 해적에서 잭 스패로우가 오버랩 되어 약간 어이없기도 했지만 선덕여왕이나 나쁜남자에서 처럼 한 없이 차갑고 까칠한 미남배우가 원래 개그전문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툭 내려놓은 코믹연기가 잘 어울렸고,  여월역의 손예진은 뛰고 구르고 날고 칼싸움에 활도 쏘는 다양하고 터프한 액션도 볼거리 이다.



해적의 일등공신은 아마도 철봉역의 유해진일 것이다. 면접을 보고 산적으로 전직 한 철봉은 바다에 나가 보지도 고래를 알지 못하는 어리숙한 산적무리에 들어가 서열 막내면서도 할 말 다하는 성격으로 갈굼받거나 맞기 일쑤이나 능청스런 처세술로 피하기도 하고 전직 해적 출신으로 바다에 대해 아는 탓에 서열2위에 오르면 바로 권력을 행사하는 등의 유해진 특유의 해적? 산적? 분장이 딱 맞는 비주얼에 해적과 산적을 잇는 찰진 대사가 빛을 발하며 허술한 스토리에 지루할 수 있는 영화를 감칠맛 나게 비벼준다. 그간, 신통치 않은 영화 흥행성적으로 연기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였던 배우 유해진에게 영화 해적으로 역시 유해진이라는 재평가를 받고 있다.



옥새찾기라는 사건을 큰 줄기로, 여월과 소마, 장사정과 모흥갑의 갈등과 복수라는 요소를 무겁지 않게 살짝 첨가하여 선악구도의 재미를 더하며 철봉이 외에도 스님의 박철민, 용갑역의 신정근의 개성넘치는 조연들의 적절한 개그는 관객들을 웃음에 빠뜨린다. 해양코믹블록버스터를 말하는 영화답게 때려 부시기도 하고 특히 고래의 CG는 흠잡을데 없이 잘 만들었고 웃기는 영화에서 드라마적 요소로 사용되었다. 어느덧 8월의 중순이 되어가는 지금, 영화관으로 피서를 떠나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보내기에 어울리는 가족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해양코믹어드벤쳐 영화로 추천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