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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이 영화 어때?

영화<명량> 등장인물로 보는 돌풍의 이유!



영화 <명량> 속 등장인물로 알아보는

돌풍의 이유


영화 <명량>의 돌풍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흥행 스코어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한국영화 최초로 일일 100만 관객동원을 비롯하여 7일만에 661만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며, 최단시간 천만 관객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무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명량 이전에도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천만관객 영화들이 존재해 왔지만 이처럼 단시간에 그것도 열풍이라고 불리울 만큼의 흥행을 기록한 것은 <명량>이 최초가 아닐까 한다. 전작 <최종병기활>에서 활을 소재로 사극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최고의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배우 최민식이 이순신역을 맡았고, 최종병기활에서 청나라 장수로 호흡을 맞춘 류승룡이 왜군용병 쿠루지마, 류승룡에 못지 않은 개성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조진웅이 왜군장수 와카자카역을 맡아 출연하는 등 배우들의 명성으로도 어느 정도 흥행을 점찍어 두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 벅차오르는 1597년,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의 일대기와 해전을 소재로 하는 영화이지만 사실 냉정히 말하자면 영화 컨텐츠 자체로는 2% 부족한 면이 있었던 점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전편의 이순신의 고뇌와 왜 그렇게 비정해 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결론부분만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캐릭터가 평면적으로 비춰 보이는 지루하고 몰입이 되지않는 영화의 절반분량이 소요되었고, 이것이 사극연기다 라는 것은 딱히 정해져 있다고 하기엔 어렵지만 조연들의 둘쭉 날쭉한 사극톤 등도 아쉬운 점으로 빼 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관객들을 압도하고 감동시키기에 <명량>을 보러 극장으로 이끄는 것일까? <명량>의 캐릭터 열전을 통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해전명장 이순신

영화<명량>의 최고 공로자를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이순신 역의 배우 최민식을 빼 놓을 수가 없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영웅으로 추앙되고 있는 이순신에 대한 연기는 베테랑 배우인 최민식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역이였을 것이다. 인터뷰에서도 "그 분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늘 생각하며 배역에 매진해 왔었다. 영화에서 최민식이 보여준 이순신은 단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적의 수군을 상대해야하며, 두려움에 군기가 무너진 수군들을 다스려야 하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눈빛연기로 말로 다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담백하게 담담하게 대사하며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음 존경과 경외의 마음이 들게끔 만들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하들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적을 피해 도망가지 않는 강인함을 지녔다.

우리사회에 충격을 주는 대형 사건이 터지더라도 책임지지 않는 정치가, 군인, 경찰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이순신은 그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면서 이순신이란 인물에 더욱 빠져들었다. 충의는 백성을 향해 있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끝까지 조선의 바다를 지키자고 했으며 자신에 의견에 반대하는 군사와 장수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기 위해 선봉에 나서서 적을 무찌르는 밀고 나아가는 강단과, 군법을 잡기 위해서는 때로는 엄격한 모습까지 역사교과서로만 배웠던 이순신이라는 인물은 21세기 우리 사회에 부재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리더쉽으로 비춰지면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불허전의 연기로 관객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강렬하게 각인시켜준 배우 최민식의 연기를 오래도록 기억 할 것이다.



강렬한 카리스마 왜군장수 쿠루지마 미치후사

조선에 이순신이 있었다면 영화<명량>에서 이순신의 최대의 적으로 등장하는 쿠루지마 미치후사가 있었다. 전국시대 무장으로 1590년 임진왜란 1595년 정유재란에 참전하였으며, 1597년 명량해전에 참전하였다가 물살의 변화와 이순신의 지휘로 쿠루지마가 탄 대장선이 격침당하면서 전사하였다. 명량에서 조선을 자신이 지배하리라는 야망을 품고 있던 왜군용병으로서 영화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다. 당시 일본 장수가 입었던 갑옷과 투구를 그대로 재현하여 착용하여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이고 류승룡만의 중저음의 목소리로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하면서 잔인하고 빈틈없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흡사 귀신으로 보이는 듯한 모습이라던가 사로잡은 조선인의 목을 베거나 코와 귀를 잘라 조선수군에게 보내는 등의 잔혹함으로 조선인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이순신이 있는 대장선에 직접 뛰어들어 온몸에 화살을 맞고서도 이순신을 베어버리겠다는 투지를 보이면서 검을 들고 뛰어드는 연기는 이순신에게 참수되고 목이 돛대에 걸리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 했지만 그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최종병기활>에서 보여주었던 청나라 장수와 배역이 겹치는 듯해 참신함은 떨어졌지만 최민식이 숭고한 카리스마 라면 류승룡은 왜군의 차가운 카리스마로 두 배우의 연기대결이 볼 만하다. 



이순신을 존경하면서 죽이고 싶어했던 와카자카 야스히루

류승룡과 더불어 영화를 위해 삭발까지 하는 영화에 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던 왜장을 연기한 조진웅.조진웅이 연기한 와카자카라는 인물은 KBS에서 방영된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에서 이순신의 라이벌로 최대 라이벌로 등장했으며, 임진왜란에서 수군의 임무를 맡아 후에 육지전에 참여하게 되는 장수이다. 2천의 병사로 5만의 조선군을 막아내기도 한 명장이었지만 한산도에서 이순신에게 대패한 뒤에, 이순신의 무도를 존경하여 차를 함께 마시고 싶다고 하면서도 또한 가장 죽이고 싶어하는 인물이었다.

영화에서 이순신을 절대 만만히 보아서는 안되는 인물임을 쿠루지마에게 충고하기도 하며, 해상전에서 이순신을 부르짖는 그의 연기는 와카자카라는 인물의 이순신에 대한 마음을 안다면 조금 더 다가올 듯 하다. 영화에서는 이런 부분이 설명되지 않아 비중이 적은 인물로 남는 듯해 아쉬웠다. 류승룡과 함께 투톱으로 왜장으로 등장하지만 이순신에 대해 경계하고 이순신의 뛰어남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며 실제 전투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아서 다소 판단이 애매했던 캐릭터. 조진웅의 연기를 평가하기에 단순하게 그려져 성격을 파악하는데 그치는 그의 영화에 대한 의지에 비해 역할이 미미했지만 또다른 성격을 지닌  왜장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민초의 힘 ! 임준영 정씨 여인, 수봉

명량을 승리로 이끈것은 비단 이순신만의 힘은 아니었다. 군사는 아니지만 나라를 생각하고 이순신에 감복받은 민초들의 풀뿌리 힘이 함께 했다. 이순신의 눈과 귀가 되는 탐망 임준영(진구)은 목숨을 걸고 왜군의 정보를 수집하고 포로로 붙잡히면서도 끝끝내 목숨을 바쳐가며 왜군의 화약선으로부터 조선수군을 지켰으며 가족을 잃고 언어장애를 가진 여인 정씨(이정현)는 남편의 죽음을 목격하지만 남편의 뜻을 알아차리고 비록 말은 할 수 없지만 눈빛으로 가슴으로 외치며 민초들을 설득하여 조선수군을 지키고자 했던 남편의 의지를 이어받았다. 배우 진구가 연기한 임준영은 강렬하진 않았지만 군인신분이 아님에도 그 누구보다도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절실하게 보여준 모습은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말을 못하는 벙어리 역할로 몸짓과 눈빛으로 모든걸 표현해야 하는 이정현의 여인 정씨를 통해 남편을 잃은 슬픔을 겪었지만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아버지를 왜군에게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어린 아들 수룡은 이순신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전쟁에 참여하기를 원했으며, 아비를 잃은 슬픔과 그리움 왜군에 대한 원한과 사력을 다해 배젓기를 하는 모습은 작은 역할이지만 조연들의 감초같은 연기가 더해져 <명량>의 감동이 더욱 풍성하게 다가왔다.



짦지만 인상깊었던 조선궁사 안위와 항왜장수 준사

불리한 전세에 흔들리지만 명량에서 싸우는 이순신을 보고 이순신을 죽이려한 쿠루지마의 총잡이 하루에게서 귀신같이 뛰어난 활솜씨로 위기에 순간에 구해내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이순신의 무도에 반해 항왜장수로 이순신과 함께 왜군과 싸우는 준사라는 인물을 통해서 이순신 곁의 승리하는데 도움을 준 훌륭한 인재가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최종병기활>을 만들만큼 활에 관심이 많은 김한민 감독이라 그런지 활로써 적과 싸우는 백병전과 안위를 통해 통쾌하고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영화<명량>은 이순신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세계 해전사에 남을 뛰어난 전투를 치룬 명장이라는 실제인물을 그려낸 확실한 소재와 예고편으로 끝날까 우려했던 CG는 나의 예상을 깨고 웅장한 BGM과 어울려 스펙터클하게 명량해전을 재현해 내었으며, 정확한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한 의상과 세트 그리고 군함, 현실적인 백병전의 모습과 비장하고 영웅적인 조선수군의 모습이 뿐 아니라 약하고 두려움도 가지고 있는 보통의 인간을 그려내고 있다. 여기까지만 했더라도 잘 만든 영화가 댔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미 과정과 결론을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가 인물에 생명을 불어 넣어 울둘목의 회오리에 빠진 이순신의 배를 민초들이 끌어내어 이순신을 구해냈던 것처럼 명량의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야 말로 영화<명량>을 이끄는 거대한 원동력이 되어 가슴뛰는 감동을 관객들에게 주었고 이것은 전염되어 빠르게 한국영화계에서 돌풍을 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