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 다섯 군대 전투의 이런저런 솔직리뷰(+스포)

어제 신랑이 영화보러 가자라며 하길래 그간 꾸준히 관람해 온 정이 있는데 호빗은 봐줘야지라며 <다섯 군대의 전투>를 예매했다. 2012년부터 <호빗 : 뜻밖의 여정>을 시작으로 해리포터의 팬들이 그렇듯 매년 의무적으로 호빗시리즈가 개봉되면 보러갔는데 <다섯 군대 전투>에서 호빗 빌보 배긴스의 이야기도 끝났다.

첫 편인 <뜻밖의 여정>은 영화보다가 초반에 살짝 졸았고 (겨울이라 따뜻해서 졸린것도 있지만...-_-) 2편인 <스마우그의 폐허>는 1편보다 더 뛰어난 CG와  재미를 주었지만(가장 기억에 남는건 컴버베치의 네크로멘서 목소리 ㅋㅋ)와 레골라스의 액션으로 1년만에 봐서인지 스토리가 사실 기억이 잘 안난다. 네이버나 다음에서의 영화 평점은 충성도 높은 팬들에 의해 상당히 높았지만 솔직히 재미는 그냥 그랬다.

자주가는 범계CGV에서 봤는데 범계CGV는 상영관이 너무 작았는데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에 앞자리에 외국인이였던터라 화면을 다 가려서 널널한 사이드자리에 가서 봤는데 1,2,3편을 보면서 가장 졸지 않고 재밌게 봤었다. 다만 아쉬웠던 건, 스크린이 작아서 몰입감이 좀 아쉬웠는데 큰 스크린이나 IMAX 상영관에서 보길 추천한다. 범계CGV는 블록버스터 보러가는 것은 비추...

 

 

※경고 : 스포일 주의 (난 분명 경고했음!-_-!)※

 

 

민병대장 바르도

빌보 배긴스와 참나무방패 소린 드워프들은 외로운 산의 에레보르성을 다시 되찾으면서 외로운 산에 있던 용 ' 스마우그 '를 깨우게 된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스마우그가 호수마을에 브레스를 뿜으며 분노로 폭주를 일으켜 마을을 폐허로 만드는데 시원시원하게 호수마을을 파괴시키는 점은 좋았지만 2편에서 끝내야 할 ' 스마우그 '를 처치하지 못해서인지 싱겁게 끝나서 보는 중에 ' 엥 진짜 죽은거 맞아? '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르도를 제외하면 호수마을 사람들 전체가 레골라스랑 싸워도 레골라스가 이길 정도로 허접했는데다 심지어 전부 도망가느라 바르도 혼자서 화살 몇 발 쏘고 스마우그를 쓰러 뜨리는 인간계 사기캐릭!

스마우그의 브레스 몇 번으로 온 마을이 이미 폐허가 된 수준이었고 바르도는 드래곤 슬레이어로 사람들이 따르기 시작하면서 마을의 재건을 위해 에레보르를 되찾는데 도움을 주면 소린이 주기로 약속한 황금을 받으러 가기 위해 외로운 산으로 난민들을 이끌고 길을 떠난다. 바르도는 마을단위 이장수준이긴 하지만 포스 만큼은 아르고른 못지 않다. 스마우그를 처치하고 민병단을 이끌면서 오크와의 전투에도 선봉으로 참여하며 엘프와 드워프의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소린과의 협상을 나서는 등 초반에는 꽤 비중있게 등장하지만 본격적인 넘사벽급 오크 vs 엘프의 전투가 벌어지고 소린이 본격적인 전투에 참가하면서 조용히 묻혔다 ..(-_-)

바르도역을 맡은 루크 에반스는 최근 개봉한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에서도 가족과 영지를 지키기 위해 드라큘라가 되는 짠내나는 역할이었는데 스토리도 감동적이였고 혹시나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이 아저씨의 매력은 드라큘라에서 더 잘드러난다. 한 번 보시길 !

 

 

참나무방패 소린

자기들의 나라를 되찾겠다며 호빗의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참나무방패 소린과 소린의 부하들. 외로운 산과 드워프들의 보물을 되찾기 퀘스트밖에 머릿속에 없던 답답하고 고지식한 캐릭으로 스마우그의 폐허에서도 그랬지만 다섯 군대 전투에서는 역대급 답답함+짜증을 유발시킨다. 에레보르 성의 보물에 눈이 멀어(스마우그의 저주라고 나오기도 한다) 혼자서 보물을 독식하려고 하는 바람에 오크들이 쳐들어 오고 중에 엘프와 인간 모두와 충돌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른다. 소린 측 드워프들의 충고도 듣지 않고 빌보가 훔쳐다 준 ' 아르켄스톤 '을 가지고 엄청남 황금을 다 달라는 것도 아니고 엘프들의 보석과 마을재건을 위한 황금만을 달라는 딜을 하는 스란두일과 바르도를 상대로 끝까지 안주고 무식하게 버틴다 ... 그냥 쓸데없는 똥고집에 집착만 쩌는 답답한 드워프(보는 내가 답답)

소린의 부하들의 설득과 쩌는 엘프의 군대를 보고 잠깐 망설이다가 사촌 다인(희안하게도 드워프들은 고집센 성격이 다 비슷비슷한 듯 -_-)의 등장으로 또 쓸데없는 자신감 얻어서 싸우자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소린이 정신차리고 엘프와 인간과 함께 오크들과 싸우게 되는데 의외로 소린을 포함한 참나무방패파 드워프들이 전투에 참가하자마자 오크 가운데로 쳐들어가 쓸어버리는 엄청난 전투력을 보여주면서 후반의 오크와의 전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레골라스와 함께 투탑으로 활약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아조그와 싸우는 걸로 그나마 소린의 체면을 차렸다. 그런데 사실 아조그가 너무 멍청.....

 

 

스란두일

호빗 & 반지의 제왕 시리즈 중 본인이 가장 애정하는 인물로 강렬한 요정왕 다운 미모로 이미 많은 여성들의 덕심을 자극하고 있는 캐릭터. 

어둠숲의 왕인 스란두일은 스마우그가 죽고 소린이 외로운 산의 보물을 차지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자신들의 보물을 찾으로 요정군대를 이끌고 찾아온다.(보석덕후) 드워프들은 의리가 없다면서 엘프들을 싫어하지만(1편에서 에레보르가 함락될 때 드워프들을 버려두고 군사를 돌린 일)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엘프들인 거시다. (깔 수 없는 위엄) 평화를 사랑하며 백성사랑이 넘쳐나는 스란두일은 오크를 보고 쓸데없는 희생을 피하기 위해 후퇴를 명령하는 것으로 끝날줄 알았더니..........................

반전!

의리가 없다니 소리를 드워프들에게 듣던 엘프들이지만 막상 전투가 벌어지자 드워프들과 함께 오크를 상대로 싸우게 된다. 방패로 방어진을 구축하고 그 위로 궁수부대인 엘프군대가 오크들을 향해서 화살비를 퍼부은 뒤, 나이프로 오크들을 거침없이 베어나가는 엘프군대의 전투씬이 대규모 전투에서 특히나 빛을 발했다. 스란두일의 명령에 각잡은 전투태세로 금빛이 도는 갑옷으로 무장한 엘프들은 그야말로 폭풍간지

 

영화 호빗에서 스란두일이 가지고 싶어했던 보석은?

영화 호빗에서 스란두일이 가지고 싶어했던 보석은?

 

 

▲내가 제일 이뻐! 내가 제일 잘나가▲

전투가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스란두일이 순록의 뿔에 수십 명의 오크들을 꿰뚫고 오크들이 쏘는 화살에도 물러서지 않고 전장 한가운데서 오크들의 목을 베어버리면서 현란한 검술을 보여주는 모습은 레골라스 보다 한 수 위의 미친 전투력 보여준다.  하지만 오크들의 숫자가 워낙 많았던만큼 엘프들도 많이 죽었는데 그것을 본 스란두일은 슬퍼하며 왕으로서 자신의 영지도 아닌 드워프들과 인간을 돕기 위해 자신의 수 많은 엘프들이 희생을 하는 모습을 보고 결국에는 후퇴 명령을 내리게 된다. 냉정하지만 자신의 백성은 끔찍히 사랑하는 왕이라는...미모만큼 마음도 아름다움심 (쿨럭)

금발의 엘프라는 쩔어주는 미모(송충이 눈썹)도 그렇고 다소 냉정해 보이는 쿨 뷰티 + 아들 츤데레 요소와 미친 전투력의 스란두일이 덕질의 요소가 충만하지만 영화에서는 중요한 비중은 아니여서 그런지 떡밥도 별로 없고 아쉽다...(-_ㅠ) 그래도 출연하는 분량에 비해 매회 옷도 바꿔입혀 주시고 꽃미모 발산해 주시는거에 감사할따름 후훗....♥  내가 호빗을 보러간건 스란두일을 보러가기 위해서야.....ㅎ ㅏㅇ ㅏ

 

타우리엘 + 레골라스

원작 팬들에게 까였던 영화의 오리지날 캐릭터인 타우리엘과 레골라스 그리고 킬리의 러브라인. 타우리엘은 킬리를 사랑하고 레골라스는 타우리엘을 사랑하는 전형적인 삼각관계. 영화를 보면서 타우리엘과 킬라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은 그만 두기로..... (킬라의 키에 타우리엘의 귀만 닮으면 ,....안타깝겠져)  타우리엘은 사랑하는 킬리가 오크와의 전쟁에서 군대를 물리려는 스란두일에게 활을 겨누며 ' 사랑을 모른다 ' 며 군대를 물리지 말라며 스란두일에게 겁없이 도발시전. 아무리 레골라스가 사랑하는 엘프라지만 왕에게 덤비고 사랑을 모른다는 대사를 하는걸 보면 황당 + 억지스러운 면이 없진 않다

스란두일의 아들 레골라스의 버프로 타우리엘을 스란두일로부터 지켜주려고 하고 타우리엘이 어둠 숲에서 추방당할 때도 그녀를 따라 나서고  킬리를 도와주겠다면서 오크들과 싸울 때도, 그녀가 위기였던 결정적인 때 삽질(?)하긴 했지만 묵묵히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는 짝사랑 남자로 나온다.  스마우그의 폐허에서는 킬리를 질투하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다섯군대전투에서는 러브라인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여자때문에 아버지인 스란두일과 사이도 그닥 좋지 않고 레골라스가 조금 불쌍...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화려한 액션 담당은 레골라스가 전담하였고 활과 나이프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압도적인 전투능력을 보여준다.

 

 

빌보 배긴스 + 간달프

호빗시리즈의 완결판이지만 빌보와 간달프가 딱히 활약하는 부분은 거의 없다. 엘프와 드워프 오크의 치열한 전투가 주요내용이었던 만큼 빌보는 소린에게 미스릴 갑옷을 받고  빌보는 아르켄스톤을 보관하고 있다가 스란두일과 바르도에게 넘기고 역할외엔 딱히 비중도 없었고 간달프도 오조그가 온다는 것만 알리는 메신져 역할(퀘스트 엔피씨냐?!)에 오크에게 붙잡히는 인질과 여전히 마법은 안 쓰고 지팡이로 오크들 잡는 것 외엔 그다지 ......

마법사가 도대체 마법은 언제씀? 오히려 라다가스트가 독수리 타고와서 날개짓으로 바람을 일으켜 오크들을 다 날려버리는 마법사로서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건 라다가스트가 날려버린 오크부대의 결말이 영화로 나오지 않고 급하게 영화가 끝나버려서 남은 엘프와 드워프 오크의 군대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후반의 제작비가 후달린 것도 아닐텐데....WHY  이 황당한 결말은 뭐죠?

호빗의 시작은 빌보와 간달프였으니 <다섯 군대 전투>에서의 둘의 비중은 완결판이라고 부르기 어색할 정도. 하지만 죽지도 않고 또 샤이어에 방문해서 프로도를 꼬셔내어 반지원정대로 보내버리는 평화의 파괴자이자 시작 엔피씨 간달프옹 ...

 

아조그

멍청 돋는 오크 군대의 잔인한 우두머리로 등장하는 아조그. 드워프를 증오하여 칼을 갈고 있던 아조그는 사우론한테도 개기는 대범함을 보여주는 겁대가리 없는 오크. 영화 내 모든 종족들의 공공의 적으로 오크 vs 엘프 + 드워프 + 인간 연합에 맞서는 깡다구를 보여주는데  1:1로 싸웠다면 드워프와 인간은 학살수준으로 싸우고 엘프와는 반반으로 질 수도 이길 수도 있지만 엘프가 약간의 우위로 이기긴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오크는 오크. -_- 얼음위에서 소린과의 전투에서도 정말 멍청하게 무식하게 힘으로 싸우더니 대체 이런 애가 오크의 지휘관이 된걸보면 오크로 중간계를 지배하기엔 좀 어려울 것 같다. 생긴것도 징그럽고 성격도 더럽고 뭐하나 정가는데 없지만 겂없는거랑 드워프를 죽이겠다는 집착과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로 무서움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마치며...

다섯 군대의 전투편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했던탓인지 스마우그가 싱겁게 죽은 것이나 이번 시리즈의 백미인 대규모 전투에서의 결말 부분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점은 급하게 스토리를 마무리할려는 것이 보여서아쉽다. 원래 마무리가 더 좋아야하는 법이거늘  또한 스마우그와 바르도의 전투에서 공중에 날아다니는 스마우그의 CG와 레골라스가 오크와의 전투에서 돌을 밟고 올라가는 장면은 슈퍼마리오의 그것을 생각나게 하는데다 CG티가 너무 나서 어설퍼 보이긴 했다.

3년에 걸친 호빗시리즈가 끝남으로서 섭섭하기도 하고, 나름 영화에서 어설프게 빠진 내용이나 설정을 이야기하면서 웃기기도 하고 세 편의 호빗이야기 중에서 가장 좋았다. 요즘에 딱히 볼 만한 영화가 없다싶은 분들이나 호빗시리즈를 봐왔던 팬분들, 스란두일에게 영업당하고 싶은 분 이라면 호빗 : <다섯 군대 전투>를 적당한 호기심을 가지고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