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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TV 뭐 볼까?

<tvN 머니게임> 경제 드라마의 편견을 깬 묵직한 첫 방

인물소개도

고도의 압축 성장으로 배고픔을 해결했던 세대의 신화가 
오로지 성장만이 만능이라는 부조리를 낳았다
정보와 숫자에 탁월한 몇몇의 사람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골 백 번을 읽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상품을 만들어 떼돈을 벌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미덕이 아닌 의무가 되는 사회
땀 흘려 노동하는 국민 ,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국가
허재가 꿈꾸었고 채이헌이 실천하려 했으며 이혜준이 완성해야하는 궁극의 사회

 

등장인물소개

채이헌 (40대) 금융위 금융정책국 과장

대한민국 최고 경제학자 채병학의 아들의 수식어가 부끄러웠다. 아버지 채병학이 역대 정권과 연을 맺으며 그들이 원하는 경제이론을 만들어 봉사해 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붙터.  재정경제부에서 사무관 생활 후 기획재정부로 개편 뒤 금융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위원회 글로벌 금융과 근무 시절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의 취약한 원인을 본격적으로 연구했고 결론은 투기 자본과 투기 자본을 로비를 받아 그들의 이익을 실행하는 미의회의 일부 , 미 재무부의 일부 , 그들이 움직이는 IMF

금융위 국정감사에 정인은행의 해법을 놓고 제기된 질문 " 정인은행을 팔아야 하는가 ? " 정부에서 원하는 답은 NO , 채이헌은 평소 소신대로 위험천만한 대답을 한다 YES 

 

이혜준 (20대) 기획재정부 사무관

은행 앞에 주저앉아 통곡하던 아버지 , 아버지는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 채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혜준은 너무 일찍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불공평에서 탈출하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했고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사무관이라는 눈부신 기적을 이뤄낸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차별의 시작이었다. 지방대 출신 , 흙수저 , 여성 이혜준은 피하지 않았고 정면돌파한다. 

정인은행을 월가의 사모펀드에 넘길 목적으로 조작된 BIS비율. 그 실체를 밝혀줄 결정적 문건을 입수하게 된다. 1998년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던 아버지와 싸늘히 보던 월가 출신 그 여자의 눈빛. 기재부 사무관이라는 안정된 미래를 걸고 월가를 대상으로 싸우는 전선에 서게 된다

 

 

허재 (50대) 금융위부위원장

국가의 경제는 정부의 강력한 통제 하에 조정되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IMF 협상에서 경제력 없는 국가는 얼마나 악랄하고 혹독하게 살이 발라지고 뼈가 으스러지는지 체득한다

대한민국 경제 구조의 골격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에 기반 한 시장주의들이 허재의 발목을 잡았다. 신자유주의의 거두 채병학은 없어져야 할 인물이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게 된다. 그러나 그는 적대감을 감추고 조용히 기다렸다. 그 때는 의외의 곳에서 왔다. 채이헌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이 국감장에서 핵폭탄을 터뜨려버린 것이다

 

<머니게임>은 그간 시청률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티비엔에서 오랜만에 철치부심하고 편성된 드라마다. 고수, 이상민 , 심은경의 주연배우 이외에도 연기력이 입증된 배우들의 배치와 영화 필름같은 색감과 연출 , 주인공 각자의 성장배경과 경험을 통해 확고히 가지고 있는 신념까지 선이 굵고 진중하면서 휘몰아치는 힘이 느껴졌다.

정인은행의 부실채권을 둘러싼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장이 실각하고 정인은행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금융관료들의 이해대립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그간 정치나 기업비리 , 의학물을 다룬 선 굵은 작품들은 있었지만 금융관료를 다룬 드라마는 적은 편이며 외환이나 금융정책과을 다루는 드라마에서는 시청자들에게 낯선 경제 전문적인 용어가 대거 등장한다.

비슷한 전문용어가 많은 의학드라마의 경우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이나 환자의 증세를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지만 경제용어는 대사로서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실생활과는 거리가 있어서 이해가 어렵지 않을까 또는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장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된다. 장르적 특성상 복잡한 전개로 인해 초반 시청자층이 유입되지 않으면 중간유입이 어렵다는 점도 있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지한 듯 드라마 내내 전문용어에 대한 짧은 설명이 곁들여졌고 드라마 대사도 일반적인 교양수준이나 뉴스를 보는 정도만 알고 있다면 이해하는데에 전혀 무리가 없다. 첫방에서는 다루게 될 사건의 시작과 주요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채이헌은 경제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관료로서 책임과 도덕성을 지닌 인물이며 허재는 IMF의 굴욕을 겪으면서 국가가 경제를 통제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된 인물로 앞으로 월가의 냉정한 자본 앞에 두 사람이 협력을 하게 될지 또 다른 의견차이로 갈라서게 될지에 대해서도 기대된다.

고수나 이성민에게 지지 않는 인상적인 연기를 한 이혜준(심은경)은 IMF로 가족이 몰락했지만 차별을 돌파하는 근성과 단단한 멘탈을 지닌 똑똑한 여성으로 그녀가 차별에 맞서는 사이다가 기대된다. 

 

반가워요 흙수저의 기적이라고 그 학교에서도 기재부 들어오나? 아 여기 실력 빵빵한 친구들 많으니까 많이 도와달라 그래요

" 아네.. 아닙니다 그냥 혼자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근데 9급만 되도 성공아닌가요 ? 그래서 제가 후배들한테 보여 주려구요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너히들도 5급 가능하다 차관도 될 수 있고 장관도 될 수 있다. "

 

실업계 나왔다고 그랬지 ? 복사기 잘 다루겠네

" 금방 해서 갖다드리겠습니다. 국장님 그리고 저는 외환관리 이런쪽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그것도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나는 획기적으로 뜯어고칠 계획을 갖고 있어. 그 과정에서 동원되는 수단은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위험할 수도 있어. "

" 그 어줍잖은 신자유주의자들 알잖아 덜떨어진 시장주의가 IMF  이후에 우리 경제를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지 ... 나는 누가 내 앞에 서 있던 좌고우면 하지않아 절대로! 함께 가겠나 "

 

" 정부의 강력한 힘말고 해법이 있습니까 "

" 허재 부위원장의 안은 경제 , 나아가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가 결핍되어 있어요 국민의 대한 애정도 인간에 대한 존엄도 없어 ! 모든게 다 수단이야 .  힘을 수단으로해서 휘두르자고  힘으로 눌러 조정하자고 세상에 그런 독재적 발상이 어딨나! "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별 기대없이 봤던 이성민 배우의 연기력이 새삼 돋보이는 작품 , 열등감 분노 굴욕 야망 허재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또렷하게 보여주는 연기에 편하게 봤다.

 

최고의 임팩트는 신자유주의의 선봉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채병학 교수와 대립하는 허재 금융부위원장의 갈등이다.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 믿으며 정부 주도의 경제라는 허재의 주장도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하며 통제하는 것은 독재라는 채교수의 주장도 둘 다 모순을 품고 있다.  자신의 주장만을 옳다 여기며 돌이킬 수 없는 이해 대립으로 결국 허재는 채 교수를 밀어 뜻하지 않게 죽이고 만다. 딱딱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깬다면 배우들의 명연기와(특히 이성민 배우)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머니게임>  편견을 깬 명품 드라마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