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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Kyoto

봄, 교토 벚꽃여행 ③ 철학의 길, 은각사 , 고양이


교토여행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철학의 길이었다. 블로그와 웹에서 날씨 좋은 파란하늘 아래 흐트러지게 핀 벚꽃..그 아래 작은 하천이 흐르고 낡은 이끼가 낀 다리가 있는 조용한 산책길을 기대했었으나 이미 날씨는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해서 어느 정도 포기했었지만 그래도 찍은 사진들을 보니 한숨 ...







기온거리에 있는 야사카신사 앞 버스정류장에서 100번을 타고 은각사 앞 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걸어 올라가면 도착해요. 버스 정류장에서 살짝 도촬해 본 기모노를 입은 중국? 여성들이었는데 특히 흰색에 꽃이 그려진 기모노가 무척 화려하다.


우리 부부는 야무지게 교토 1일 버스 패스로 탑승했어요. 교토의 주요 관광지를 도는 100번 버스는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없이 붐비고 한국어 안내방송도 지원하고 있어서 버스에선 그냥 잠깐 명동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ㅋㅋ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볼 수 있는 철학의 길. 봄에 교토에서 보는 여러 벚꽃 명소 중 하나로 교토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많이들 들르는 곳으로 그 관광객들 중 한명이 바로 나 ㅋㅋㅋ


철학의 길(哲学の道)은 긴카쿠지와 난젠지를 연결하는 운하 옆의 길로 일본의 유명한 철학자 중 한명인 니시다 키타로가 교토대학을 갈 때 명상을 즐긴 길이라고 하여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니시다 키타로는 1870~1945의 사람이니 이 때의 교토는 관광지가 아니었을테니 지금보다 더 고즈넉하고 낭만적이였겠지 . . ?








날씨도 좋지 않고 상당히 늦은 오후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서둘러 은각사를 먼저 둘러 보러갔다. 사실 금각사에 비해 은각사는 볼 것이 별로 없다는 사전 정보로 짧게 본 다음 철학의 길에서 느긋하게 벚꽃을 볼 생각이었기 때문!


올라가는 길에 본 가게와 돌로된 길이 예뻐서 한 컷. 교토를 오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나라의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을 둘다 가보았는데 그 나라의 문화나 분위기를 느끼기엔 너무나 상업적으로 변했고 옛건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는게...


파리와 일본을 갔을 때 느끼는 거지만 100년된 음식점이나 오래된 옛 주택과 건물, 거리를 깨끗하게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은 우리도 본받아야 할 것 같아요.







길가던 내 시선강탈한 토끼 인형이 세워진 우사기 기념품 가게. 토끼를 모티브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은 토끼가 아니라 코끼리였지만 기념품의 퀄리티도 좋고 교토에서만 구할 수 있는 넘 귀엽고 예쁜 것들이 많아서 안 살 수가 없었기에 토끼인형과 벚꽃과 토끼가 그려진 손수건 하나를 구입했다.


이곳 직원들이 친절해서 특히 좋았는데 교토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추천 >_<b (이곳에서 판매하는 토끼모양 케이스에 담긴 고체향수가 파는데 옛날 교토의 마이코들이 주로 썻다는 천리향 같은 향이에요. 단 양은 정말 적다는 ;)







100번버스에서 내려서 사람들이 우루루 가는 곳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은각사. 수수하지만 오래되 보이는 은각사 입구가 조금씩 내리는 가랑비랑 어쩐지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







은각사 입구를 지나면 나무들이 가지런하게 정돈된 길을 지나게 되는데 이 길을 걷기 위해 은각사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흐린 날이였던터라 카메라에서는 하얗게 찍힌 하늘이 그저 야속할 따름 ...-_ㅠ








은각사의 입장료는 500엔. 은근 비싼편이라 꼭 보고을 때 방문하는게 좋을 듯 싶어요.








입장권을 구입하면 은각사도 금각사처럼 안내도와 함께 부적으로 된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입장권은 여행기념으로 티켓북에 보관완료. 금각사를 못 가서 요거 못 가져오나 싶었는데 다행♡









표를 구입한 뒤 입장하면 아기자기하면서 모래와 나무가 잘 조화된 일본식 정원을 거쳐서 들어가게 된다. 일본일들 답다 라고 생각이 드는 나무 하나 꽃 하나 단정하게 가꾸어져 있었다.


사실 동양식 정원 보다는 유럽식 정원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라 감상은 생각보다는 쏘쏘 ^^: (베르사유 궁전의 어마어마한 정원을 보고 왔더니) 허허 하지만 일본식 정원을 처음 접한 나에겐 꽤 독특하고 그래도 볼 만한 곳이였다.







신을 모시는 사당(?)








은각사의 정원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로 건물 주변은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 일본 사극에 나올 법한 멋있다. 원래는 휴양지로 만들 생각으로 지은거라 처음부터 절같은 분위기 보다는 옛 일본 쇼군의 별장같은 느낌.








1970년대쯤 어디쯤 재개발구역 기사 사진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곳은 물 없이 돌과 모래로 정원을 꾸민것은 일본만의 특징이라고 하는데 모래로 형태를 만들어 꾸민 곳이면 태풍이라도 오면 다 씻겨 나갈텐데 어떻게 관리하는 걸까...? 라고 생각하니 뭔가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모래정원 오타쿠들이 아닌 이상 ....__)

개인적으로 그렇게 이쁘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흠 ~@_@








아마도 신단인 듯. 여기서 합장을 하면서 소원을 빌거나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돌과 모래로 장식된 ㄷ 형태로 된 주택에 있는 미니정원. 여름에 여기서 옛날 귀족들이 부채질하면서 쉬고 그랬겠죠?








정원을 돌아  연못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본 긴카쿠지의 핫 스팟 .. (요기서 찍어준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이 잘 나오고 우리 사진은 잘 안 나왔다는 슬픈 이야기)








아마도 동전을 던지면서 소원을 비는 연못 같은데 시도해 보려 했으니 신랑의 만류로 실패 힝 ~









조금 더 걸으며 작은 다리를 건너면 이끼가 끼인 비가 와서 촉촉한 흙냄새를 맡을 수 있었던 정원이 운치있었다.








출구로 걸어나오면 길 옆에 대나무 숲이 있어 긴카쿠지에서는 다양한 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교토답게 여기도 기모노를 입은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쉬면서 화장실 앞에 있던 약수터(?)가 예뻐서 한 컷. 이 물 마셔도 되는걸까?








부지런히 발걸음을 옴겨 교토의 벚꽃을 보러 철학의 길로 내려가는 중에 사먹은 사쿠라 슈크림. 하지만 저 슈크림이 터져서 카메라에 크림이 폭발하는 대참사가 일어나 신랑의 짜증지수 50% 상승 =_= (맛은 보통이었던...)







난젠지 방향으로 바라본 철학의 길 입구 . 내가 교토를 일정에 넣게 된 이유가 바로 철학의 길을 보기 위해서라지요...


100년은 되었을 법한 벚나무가 운하를 넘는 가지를 드리우며 피어있는 벚꽃이 너무 예뻣다. 비바람이 불어서인지 교토 벚꽃의 절정일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벚꽃잎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운하 양 옆에 벚꽃나무들과 주변엔 오래된 교토의 가게들, 산책로는 2 - 3명이서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넓이로 흙과 돌로된 길이 자체가 참 좋았다. 사극의 드라마 촬영지같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곳으로 처음 온다면 꼭 한 번 느긋하게 걸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었다.

설레는 봄이지만 어쩐지 약간 우울한 느낌의 벚꽃사진









흐린 날씨로 비록 하늘이 하얗게 나오더라도 철학의 길에 피어있는 벚꽃의 아름다움은 바래지지 않았다.








일본 애니에서나 보던 이끼낀 돌로 된 담벼락과 벚꽃잎이 떨어진 거리에 도도하게 있는 삼색 고양이. 철학의 길에 있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을 자주 봐서인지 고양이지만 고양이 아닌거 같은 요~물 ㅋㅋ 귀엽다♥









비가 내린 뒤라 철학의 길 하천의 사진에선 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교토의 마지막 일정인 니조성 라이트업을 보러가기 위해 철학의 길을 아쉽게 둘러보곤 100번 버스를 타는 곳엔 1시간은 기다려야 탈 수 있을 것 같아서 교토의 동네길도 둘러볼겸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길로 내려왔다.








관광지가 있는 은각사와 철학의 길을 빼곤 아늑하고 조용한 동네로 곳곳에 오래되 보이는 집들이 눈에 띄였다. 이런 집은 애니에서 보던 일본 메이지시대에서나 볼 법한 주택느낌 :)


우리 부부는 비록 다리는 부서질 듯 힘들고 날씨는 쌀쌀했지만 교토의 평범한 동네길을 여행에서 짧게나마 본 거 같아 걷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정말 힘들어했지만 ㅋㅋ)








평범한 동네 하천 위로 다리로 건너는 길이었는데 일본 애니에 나올 법한 장소여서 되게 예쁘게 느껴졌던 곳이였다. 다리 아래 하천엔 가지가 부러질 듯 벚꽃이 피어있고 그 아래 꽃잎이 떨어져있는게 내가 상상하던 일본의 봄날의 모습이랄까?


아쉬운 교토의 봄을 뒤로하고 니조성으로 가기 위해 가까운 정류장에서 니조성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