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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TV 뭐 볼까?

[냉장고를 부탁해]진짜 문제는 맹기용이 아닌 진정성이다!

요리예능 사이에서도 종편에서 3-4%이상의 월요 예능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최현석을 비롯한 샘킴, 미카엘,이연복을 비롯하여 김풍과 홍석천 이원일 등의 각각의 개성을 가진 셰프들이 15분 만에 만들어내는 요리쇼로 방송 후 어느 공중파 드라마 못지 않은 수 많은 관심과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순탄하게 진행해온 냉장고를 부탁해가 최근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게 된 것의 시작은 맹기용 셰프의 <맥모닝> 이후로 꼽고 있다. 도저히 셰프의 요리로 볼 수 없는 괴랄한 요리로 도대체 저런 형편없는 실력의 셰프가 어떻게 방송에 나오냐며 냉장고를 부탁해와 맹기용 셰프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맹셰프의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배경에는 S기업의 오븐 광고에 등장하는 셰프모델로 20대의 잘생기고 카이스트 교수인 아버지의 배경과 유명 대학의 공대생이었던 독특한 이력이 합쳐져 제작진은 새로운 스타셰프를 한 번 만들어 볼 욕심이 났을 것이다. 섣부른 욕심으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그를 프로그램에 투입하였다 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맹기용은 시작부터 비호감 캐릭터로 출발하였다.

능력보다는 인맥과 집안 배경, 외모로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는  불평등한 우리 사회에서 남들보다 조금 뛰어난 외모의 엄친아로 실력은 없지만 소위 금수저로 손쉽게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스타 셰프로 마케팅하는 것을 방송에서까지 봐야하는 것인가 라는 거부감을 넘어서 특히 냉.부를 즐겨보는 젊은층에겐 좌절감마저 느끼게 하는 것이다.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 측은 맹모닝 논란을 의식했는지 셰프들의 요리대결 과정이 평소보다 짧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방송 분량을 조절해서까지 뜬금없이 맹기용 셰프를 감싸주는 미공개 오프닝 방송을 내보내는 성급한 우를 범하게 된다.

이제 겨우 첫 방송한 경력이 짧은 셰프가 막내셰프 캐릭터로 자신의 실수로 인해 시청자들이 불편을 느꼈다면 맹기용 본인이 방송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서 죄송하다는 사과와 겸손한 태도로 요리대결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더라면 오히려 맹기용에 대해 비난했던 시청자들 스스로가 그를 인정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에 대한 나빠진 이미지를 어떻게든 좋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맹기용이 요리대결에서 힘들었을 거라며 소위 쉴드를 쳐주면서 과거 셰프들의 실수를 들추어 내고 여러가지 추측을 낳았던 최현석 셰프가 삭제한 SNS까지 방송에서 언급하여 최현석 셰프에게 무례를 범하는 모습은 보는 이 마저도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로 지나친 맹셰프 감싸기다.

결과적으로 미공개 오프닝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 맹기용이 도대체 어떤 배경을 갖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하나? ' 라는 의혹만을 부채질 할 뿐 아니라 특정 셰프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면서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홍진영편에서 맹기용은 김풍과 디저트 요리 대결을 벌이면서 <이롤슈가>를 선보였다. 맹기용의 롤케이크는 셰프로서 내 놓기에도 부끄러울 정도의 갈라진 케이크 시트와 시트사이로 딸기가 삐져나온 지저분하고 엉성한 마무리에 올드해 보이는 접시에 플레이팅 한 것 까지 비전문가가 보아도 셰프가 만들었다고 하기 멋쩍은 요리였다.

반면 김풍의 <흥.칩.풍>은 김풍이 맞나 싶을 정도로 요리의 맛은 물론 창의력, 예술성까지 그간 보여줬던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며 맹기용의 이롤슈가와 비교해 뛰어나 보였지만 게스트인 홍진영은 이롤슈가를 선택하였다. 맹기용은 1승을 챙기며 체면을 세웠지만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홍진영의 개인적인 입맛으로 선택한 것이지만 납득할 만한 결과로 받아들이기엔 이롤슈가가 롤 케이크로써 부족한 점이 많아 보였기 떄문이다.


<오시지>를 선보인 써니편에서 맹기용은 박준우 기자와 대결을 벌이게 된다. 해산물을 싫어하지만 고기 보다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해달라는 게스트의 요청에 따라 맹기용은 주재료를 오징어로, 박준우 기자는 대구를 선택하였다.

오징어의 비린내를 잡기 위해 후추, 설탕 , 고추가루를 사용했는데 사실 나는 이제 고작1년차 된 주부고 아직도 인터넷을 찾아보며 요리를 하지만 오징어의 비린내를 잡는 것은 청주만 있어도 잡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 오히려 방송에서 오징어 비린내를 잡는 것을 과도하게 설명하며 추켜세우는 모습에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이가 없었다. 함께 방송한 셰프들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방송 직후 <오시지>가 요리 파워블로거의 요리 레시피를 표절했다는 다소 억지스런 주장이 있을만큼 맹기용을 맹목적으로 싫어하게 되는 사람들마저 나타나게 될 정도로 맹기용의 요리실력은 물론 프로그램 마저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사실 박준우 기자의 <코드네임 써니>의 요리 난이도는 오시지와 상당히 비교해 높았고 시간이 약간 부족해 마지막 데코레이션을 마무리 하지 못하기도 하였지만 대구살을 살라미 샤프란을 사용해 함께 풍미와 맛, 플레이팅까지 나무랄데 없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게스트인 써니는 생선이 아무 맛도 안난다고 했는데 해산물을 싫어하기에 거의 먹어본 적 없는 써니의 입장에서는 대구와 같은 흰살 생선류는 거의 無맛에 가깝기 때문에 탕이나 다른 소스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을 잘 몰랐을 수도 있고 생선과 같은 어른 입맛보다는 아이 입맛에 맞춘 오시지가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맹기용과 프로그램에 신뢰도가 낮아진 시청자들은 요리과정에 비해 게스트들의 약간 오버된 칭찬으로 이미 승자가 내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 혹은 비교적 쉬운 상대들과 대결을 하여 2연승을 챙기고 그 다음엔 셰프와 대결하여 1패하는 자연스러운 대본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의혹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미 다른 프로그램에서 수준 낮은 요리실력을 보여준 맹기용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그간 쌓인 셰프로서의 실력에 대한 의심이 폭발한 것이다.

사실 방송에서 자신의 원래 모습이든 편집된 이미지든 나쁜 이미지는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 김구라나 장동민 처럼 방송에서 언급한 발언이나 태도로 지금도 논란거리지만 방송에서의 능력만큼은 인정받기에 그들이 방송에서 활동해 왔다. 하지만 맹기용은 셰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어울리는 실력을 보여주고 못하고 있기에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어떤 요리나 퍼포먼스를 보이더라도 그의 요리는 여전히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며 나빠진 이미지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과정과 결과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최고의 가치인 요리 대결 프로그램에서 ' 특정 출연자에 대한 제작진의 개입 ' 이 프로그램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의심을 받기 시작한다면 냉장고를 부탁해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제작진은 뼈져린 반성을 통해 다시금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