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선비>는 조선시대 뱀파이어가 나오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이준기라는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와 뱀파이어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비주얼까지 방송 되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이다. 아름다운 외모의 뱀파이어, 120년간 한 사람을 사랑한 순정남, 벗이자 사람인 희망인 세상을 만들고자 귀와 맞서 싸우던 정현세자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비망록을 찾아 귀를 없애야 하는 운명까지 주인공에게 어울리는 시련과 로맨스 거기에 비주얼적인 화려한 설정을 어떻게 담아 낼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진행될 수록 이준기의 아까운 연기낭비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 초반엔 명희역의 김소은과의 캐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지만 이후 여주인공인 이유비의 연기력 부족과 감독의 뚝뚝 끊기는 연출로 이준기가 멱살 잡고 끌고 가는
드라마라는 우스갯소리가 드라마 관련 커뮤니티에서 나오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유비와의 억지스러운 주입식 로맨스, 생방송 촬영임을 느끼게 해주는 뚝뚝 끊어지는 연출, 느린 스토리 전개에 심지어 주인공인 성열의 극단적인 태도에 성열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자신을 위해 죽은 명희를 잊지 못한 성열이 처음 혜령을 봤을 땐 마치 홀린 사람처럼 그녀를 애타게 찾다가도 그 다음회에는 만난 일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관심도 없고 찾아보지도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3,4회에는 명희와 성열의 애틋한 로맨스를 지워버리려는 듯 이유비와 이준기의 로맨스를 집중적으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어랜애 같이 얼굴만 보고 좋아한 이유비(물론 몇 번 구해주면서 백마탄 왕자님으로 보였겠지만)나 또 어리둥절 할 정도로 명희는 잊고 이유비에게 사랑에 빠진 이준기나 두 사람이 끌리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시청자가 납득할 만한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로맨스만 보여주니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것이다.
두 사람의 마음이 깊어져가는 과정에서 연인같은 눈빛이 오가고 캐미가 느껴져야 로맨스가 사는데 이건 이준기는 혼자 로맨스를 찍고 있고 이유비는 내내 눈만 동그랗게 뜨고 모든 감정을 표현하니 이준기가 불쌍했고 이유비의 연기는 지루했다.
드라마 초반부터 꾸준히 지적된 이유비의 찌푸린 미간과 동그랗게 뜬 눈의 일관된 표정에 귀엽고 예쁜 모습(턱괴는 장면에서 얼굴 망가지지 않으려 턱 괴는 것 조차 피하니 답답하다)만 보여주려 하니 보는 시청자는 짜증이 날 정도. <오 나의 귀신님>에서의 박보영의 귀여운 애교연기와 어찌 이리 차이가 나는지...
거기다 초기 남장여자의 설정임에도 그냥 여자처럼 행동하니 남장을 풀고 여자로 돌아왔을 때의 차이가 주는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받아먹지 못하고 제대로 날렸다. 적어도 <성균관 스캔들> <바람의 나라>에서 남장여자 연기를 사극에서 어떻게 했는지 보기라도 하든지 여자주인공으로서 드라마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해 연구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다 매번 위험에 빠지고 성열이 구해주면서 양선은 성열에 대한 연모의 정을 키워가는 모습은 사춘기 소녀의 순정만화에서 나올법한 조금 유치한 설정의 로맨스만 보여주니 여자주인공은 가뜩이나 하는 일도 능력도 없고 주변인물은 귀와 싸우기 여념이 없는데 혼자 사랑타령에 빠져 있으니 답답하고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작가는 양선을 철저하게 민폐와 불쌍함을 갖춘 지극히 수동적이고 답답한 캐릭터로 만들기로 작정을 했다. 겉으로는 밝고 씩씩하고 여자의 몸으로 가장의 역할을 하는 전형적인 캔디형 캐릭터로 알고 보니 역적집안의 딸로 남자로 키워졌고 음란서생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죽을지도 모르는 운명앞에 놓은 그녀는 불쌍하고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데도 왜 어째서 안타깝고 애닳지가 않을까?
인두로 지지는 고문을 하는데 전혀 아파보이지 않는 그녀의 연기탓일까? 아니면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이 뱀파이어와 세손이라는 테리우스와 안소니 같은 남자주인공들이 그녀를 사랑하니깐 ? 조금은 양선이라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고 공감을 얻으려 했다면 적어도 스스로 개척하는 주체적인 모습을 좀 더 보여주었더라면 혹은 이유비가 조금 더 연기를 잘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 드라마의 반이 남은 상태에서 시청자들의 설득과 공감을 얻어내려면 연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밤을 걷는 선비>에서 단연 돋보이는 배우라면 창민을 꼽을 수 있겠다. 처음 캐스팅 발표가 되었을 때 아이돌이고 연기경험도 거의 없던 창민이 세손을 어떻게 보여줄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기대도 하지 않았을 터이다. 하지만 처음에 했던 걱정은 생각 외로 좋은 연기로 점점 호감으로 변해갔다.
어린시절 아비인 사동세자가 귀에게 잔인한 죽임을 당하고 줄곧 귀를 없애기 위해 겉으로는 한량의 행세를 하면서 비망록을 찾고 궁 안팎으로 자신의 동지를 모으고 일을 도모한다. 백성을 생각하는 자비로운 세손으로, 또 양선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지만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알고 그 마음을 함부로 꺼내지 못하고 음란서생으로 귀를 없애고자 했던 자신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 함께한 동지들의 죽음을 보면서 죄책감으로 힘들어하지만 그들의 죽음을 업고 귀를 없애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다정하지만 강한 사람이다.
이준기와의 캐미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유비, 창민의 캐미는 사슴같은 얼굴의 귀여운 남매처럼 잘 어울렸다. 자신의 어린시절 벗을 닮은 아이를 알게되어 호감이 생기고 그가 사실은 여인임을 알게되면서 자연스러운 연애감정이 되면서 몰입할 수 있었다. 성열이 진척되지 않는 비망록찾기와 양선이와의 캐미없는 로맨스를 찍을 동안 창민은 궁궐안에서 귀와 영상 그리고 현조와의 갈등, 백성과 나라를 생각하는 올바른 성군의 태도, 음란서생으로 비록 귀에 의해 무기력해 졌지만 인간으로 노력했던 일들 , 양선이에 대한 감정이 납득이 갈 정도로 은은하게 품은 마음까지 자연스럽고 개연성있는 역할을 창민에게 몰아준 느낌이다.
그리고 창민은 배우로 그걸 제대로 잘 받아 먹었다. 아직까진 연기자로 발성이 부족하지만 그의 표정연기는 최소한 그의 감정과 상황을 시청자들은 공감하고 받아 들일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스토리에서 성열과 협력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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