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송 된 밤을 걷는 선비(이하 밤선비)의 시청률이 대폭 하락했다. 7~8%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이어오다가 11회 시청률은 6.9%로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고 앞으로의 드라마 시청률 전망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 조선판 뱀파이어라는 여름에 어울리는 독특한 소재와 연기력을 인정받는 이준기의 원탑배우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얽힌 풍부한 설정과 스토리를 두고도 드라마가 원작을 따라가지 못한다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보통 드라마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요소 중 러브라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밤을 걷는 선비에서는 작가가 이준기와 이유비의 러브라인을 (재미없게)보여주지 못해 안달나 있는 것 같다. 이유비의 주연으로 부족한 연기와 120년간을 귀를 없애기 위해서만 살아 온 성열조차 갑작스럽게 양선과 사랑에 빠진 둘의 로맨스를 나열하고 있으니 러브라인은 그것대로 지루하고 메인 스토리도 더디게 진행되니 드라마가 매력이 없다.
양선을 여태 키워준 양아버지는 양선이를 살리기 위해 약을 먹고 죽었고, 어머니는 양선이 친딸이 아니라 역모죄인 집안의 딸로 자신의 지아비를 죽게 만들었다는 분노에 양선을 쫓아내고 본인 역시 자살하려고 했던 상황에서 성열의 위로에 다음 날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라는 표정으로 성열과 같이 지낸다. 보는 시청자들로서는 양선의 급격한 심경변화가 당황스럽다.
자신의 친아버지가 역모죄로 집안이 풍비박산 났음에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찾아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원작에서의 양선이 민폐캐릭터 설정이 있을지언정 적어도 자신의 아비와 오라비들이 억울하게 죽은 것을 잊지 않고 다부지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당찬 캐릭터였다.
심지어 음석골에서 함께 살면서 하는 일이라곤 고작 집안 청소나 요리인데 조선시대였음에도 집안일 하나 못한다는 말도 안되는 설정에 제대로 하지도 못해서 온갖 민폐는 다 끼치고 다닌다. 그간의 괴로웠던 일들은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듯 잊어버린 캐릭터 설정이 경악스러울 정도다.
차라리 본격적으로 드러난 세손을 보호하려는 혜령과 세손을 없애려는 혜령아비(영상)의 갈등, 혜령을 향하는 귀의 알듯 모를 듯한 애정에서 혜령의 진심이 어떤지 궁금했다. 10회에서 세손을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반하게 하는 일을 언급하는 것이라던가 예고편에서 나온 세손을 대신해 혜령이 화살을 맞는 것(11회에서 나오지 않았다...) 등 혜령의 분량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이다.
혜령은 자신의 여인이 되라는 귀의 요구에 쿨하게 자신은 인간세상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며 당당히 거절하기도 했던만큼 앞으로의 귀와 혜령의 관계의 스토리도 기대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양선을 반대할 가족도 없겠다 못 보여준 로맨스에 한이라도 맺혔는지 밤낮으로 둘이 붙여 놓고 밤에 서재에서 책 보다 잠든 여주를 바라보며 흐뭇해 한다던가 서재에서 비망록을 보던 성열에게 우연하게 던진 말이 힌트가 되면서 양선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쓰다듬어 주는 식의 신선하지도 않은 로맨스를 드라마 내내 시청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다른 인물들이 귀와의 날선 신경전을 하고 있을 때 스토리를 이끌어 가야하는 주연들은 별빛이 내린다 ~ 샤랄랄라랄라라랄 ♪ 로 둘 만 딴세상에서 하하호호 하며 무능력하니 답답하다.
밤을 걷는 선비 작가들의 무능력으로 주인공(성열)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들이 너무나 쉽게 발각된다는 점이다. 성열이 뇌물을 주어 양선을 빼내온 것을 그저 지나가는 등장인물에 의해 귀의 심복인 영상에게 들통난 것이다. 귀가 그토록 찾고자 하는 성열의 존재를 조금의 긴장감도 없이 알게되니 맥이 빠지고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나마 드라마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은 혜령인 듯 싶다. 세손에게 위협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아비(영상)을 감시하면서 영상이 세손을 감시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세손이 성열과 만나려 하는 것을 본 영상의 심복을 혜령의 호위무사가 죽이게 하는 혜령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흔들리지 않고 해 나가고 있다.
세손 역시 성열과 달리 귀와 싸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과 영상의 여식인 혜령과의 혼사를 명령한 귀에 대해서도 자신의 행동이 모두 귀에게 알려질 것을 알고 있었으며 현조에 말에 따라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인물인 윤학영과 치산을 찾아가 귀를 없애는데 도와달라고 한다. 치산이은 서정도를 모시던 호랑이사냥꾼으로 세손의 스승이기도 하며 이미 흡혈귀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귀와 흡혈귀가 된 서정도를 죽인 성열을 찾아 복수를 준비해 오고 있었다.
서정도의 옛집에 향을 피우러 오는 사람인 치산의 존재를 알고 그를 찾아간 성열은 치산과 마주치게 되고 은탄에 맞아 쓰러져 가까스로 도망친다. 아무리 흡혈귀를 잘 아는 호랑이 사냥꾼이고 성열이 사람의 피를 먹지 않았고 설사 봐주었다고 하더라도 치산과 뭔가 풀어나갈 스토리가 있을 법한데 성열은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 이쯤되니 흡혈귀의 성열의 능력이 너무 낮아서 어이가 없을 정도.
치산이 쏜 은탄에 치명상을 입을 정도면 성열과 같은 귀에게도 은탄으로 잡을 수 있을터인데 어째서 몇 백년이나 귀를 잡지못해 안달복달하는 것이 우습다. 낮에 귀를 유인해 인해전술로 은탄을 쏜다면 쉽게 죽일 수 있을텐데 말이다.
성열이 흘린 피를 따라 쫓아온 치산은 서정도의 자식인 진이를 꼭 닮은 양선을 보게 되고 양선이 두고간(아니 아버지의 유품이라면서..) 상자를 줍게 된 치산은 성열과 양선의 관계를 모른채 양선이가 흡혈귀에게 인질로 붙잡혀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를 세손에게 알린다. 하지만 진이와 양선이 동일인물임을 모르는 치산의 말을 들은 세손은 진이가 양선이라는 생각은 못한채 진이가 그저 성열에게 붙잡혀 있는줄 알게 된다.
세손의 기를 알아챈 성열은 세손에게 찾아가 화양각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묻고 그가 귀를 없앨 의지가 없다며 세손을 몰아세운다. 세손은 서정도를 죽인 흡혈귀인 성열에게 진이를 찾으러 왔다며 흡혈귀를 믿는 것이 아니라며 성열에게 따져 묻는다. 서정도를 죽이게 된 사연을 모르는 세손으로서는 성열도 귀와 마찬가지로 살인을 한 흡혈귀로 여겨졌을 것이다.
이에 성열이 귀는 자신의 원수이기도 하며 귀를 없앤 뒤에는 자신 스스로 금수의 삶을 끝내겠다고 반박하지만 마음이 바뀌어 귀가 했던 것처럼 인간을 지배하며 살려면 어쩔 것이냐는 세손의 질문에 분노를 참지 못한다.
자신을 귀와 동급으로 여긴 세손의 말에 분노할 수도 있지만 결국엔 귀를 함께 없애는 것이 목적인 성열은 자기가 기분이 나쁘다고 덥석 목을 조르면서 흡혈귀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 황당했다. 성열의 행동은 인간으로서 보면 귀와 다를바가 없다. 120년이나 산 흡혈귀가 상황판단을 못하고 갈 때까지 간 듯한 수호귀로서의 희생이나 정의감 적어도 치밀함도 없이 그저 사랑놀음에 빠진 바보캐릭이 되었다. 메인커플에 집중된 러브라인 보다 과거에 얽힌 비밀들과 서로의 목적을 위해 움직인 인물들의 관계를 개연성이 있게 풀어나가는 가에 작가들과 감독들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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