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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이 영화 어때?

영화 <신의 한수>는 바둑이 필요했을까?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겨울왕국> 이후로 바쁘기도 하고 기대작도 없었지만 7월이 되면서 기대작들이 속속 개봉을 기다리는지라

영화관을 쭉 찾지 않다가 최근에 <엣지 오브 투모로우> 이후로 주말마다 극장가 나들이를 다니고 있어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영화 줄거리도 장르도 전혀 모르고 톰 아저씨가 나온다는 것만 믿고 봤는데 생각보단 재밌었어요 !

트랜스포머는 제쳐두고 <신의 한수>를 시작으로 <명량> <군도> <해적> <해무> 등등 올 여름 극장가를 기대시킬 한국 영화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지라 첫 스타트로 신랑이 좋아하는(?) 배우중 한명이 정우성씨가 주연으로 출연한 신의 한수

개봉전부터 <타짜>와 <아저씨>를 합친 영화로 홍보도 되어 있어서 나름 정우성에 이범수 안성기 최진혁을 비롯한 배우들의

믿고보는 네임벨류를 보고 선택을 하였지만....생각보단 기대 이하의 시시한 결말과 속편을 예고하고는 끝난 영화였어요.

(의도지 않은 스포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감독 : 조범구

출연 : 정우성(태석) 이범수(살수) 안성기(주님) 이시영(배꼽) 최진혁(선수) 김인권(꽁수)

시놉시스 :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은 내기바둑판에서(이범수)팀의 음모에 의해 형을 잃고 살인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몇 년 후 살수와 살수에게 당한 전국의 선수(주님, 꽁수, 허목수)들을 모아 살수와 바둑을 둔 명승부가 펼쳐진다 

네티즌 평점 : 8.56

개인적인 평점 : 6.5





사실 바둑을 소재로 만든 영화라고 하길래, 바둑과 관련된 명승부가 있는 치밀한 신의 한수를 둔 두뇌플레이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내기 바둑 돈과 목숨이 오가는 바둑을 도박으로 살아가는 뒷골목의 조폭세계를 잔인한 액션과 복수에 버무린 영화였다.

태석과 반대되는 잔인한 살수 이범수와의 신의 한수를 둔 불꽃튀는 승부를 기대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온갖 편법과 내기바둑꾼들의

얄팍한 바둑수만이 난무하는 바둑자체로는 B급 수준의 바둑승부가 펼쳐지고 있었다.

물론 바둑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영화에서는 바둑에 대해서 고수라며 놀라워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그런가보다 하고 느끼지만

대부분의 우리나라 관객들은 바둑의 수를 보아도 잘 알지 못하고 해설이 없는 (해설이 필요한 신의 한수가 나오지 않은 것도 있지만)

바둑과 같은 두뇌플레이의 게임에서 주인공의 소름끼치는 바둑에 대한 천재적인 수로 반전을 꾀하거나(라이어게임 같은)

살수의 반대세력인 태석의 꾼들이 소름끼치는 수로 극적으로 승리하는 카타르시스나 긴장감을 관객들은 기대하고 보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왜 바둑을 굳이 소재로 한건지 알 수 없는 타짜처럼 화투나 마작 포커 그 어떤 내기 도박을 양념으로 넣어도 상관없는

하지만 양념조차도 시나리오와 감독의 연출로 싱겁고 밋밋하기가 그지 없었다.





타짜와 마찬가지로 잔혹한 액션이 베이스지만 다양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들을 넣음으로서 유쾌한 웃음코드를 소스로 첨가하였는데

태석이 교도소에서 나가면 찾아보라는 맹인 바둑고수 주님(안성기)과 능글맞으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코믹캐릭터 꼼수(김인권)

살수에 의해 팔을 잃은 허목수(안길강) 그리고 살수를 증오하면서 태석을 사랑하게 되는 배꼽(이시영)까지 골고루 배합된 조연들은

신스틸러가 될 수 있는 캐릭터들을 주님은 살수에게 살해 당하고(해핑엔딩으로 끝나길 바랬는데 죽어서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

허목수는 등장하는 카리스마에 비해서 다소 역할은 미비했었고 배꼽은 타짜의 김혜수처럼 인상적인 홍일점이 되지 못하고

(연기력의 문제이기 보다 배꼽역에 몰입할 수 있는 배경이나 카리스마적인 상황설정이 아쉬웠던)

살수측의 선수(최진혁)이나 왕사범(이도경)은 단순한 캐릭터 성격이라 그런지 오히려 더 잘 와닿았던 캐릭터였다.


물론 안성기씨나 안길강 이시영의 연기력이 부족한 것은 절대 아니다 연기력 자체는 캐릭터의 성격을 잘 표현한 것 같지만 그 캐릭터에

푹 빠져들만한 스토리와 연출 부족 문제가 컷고 살수역에 비해 태석은 캐릭터 이미지가 정확하게 잡히지 않은 그저 멋진 주인공으로

남아 정우성의 주연 영화는 첫 작품으로 보는건데 뭔가 참 2%부족한 아쉬움을 남겼지만 (아저씨의 원빈에는 미치지 못하는)

살수역의 이범수만이 협잡꾼같으면서도 냉철하고 잔인한 살수의 모습을 각인시켜 살아남았다





최종보스라고 할 수 있는 이범수와의 대결보다 최진혁과의 대결을 좀 더 내밀하게 보여주었는데 꼼수를 선수로 내세워 선수를 끌여드려

내기판에서 지게 만들어 결국엔 형의 복수를 이루게 되는데 냉동고에서 내기바둑을 정정당당(?)히 두고 바둑에서 진 선수에게

탈출 비밀번호를 알 수 있는 바둑문제를 던져주는데 .....딱히 두 사람의 대결이라고 하기엔 선수가 태석에서 이미 충분히 얻어맞아

비실비실하던 상태라 사실 누가 이길지 이미 뻔한 승부였지만 그나마 승부같은 장면 중 하나 (두 사람다 몸이 훌륭하다♡)





액션 또한 잘생긴 태석이 소화하는 액션씬 보다 태석이 첫 번째 복수를 하러간 상대에게 형이 당한 것과 똑같이 양말에 바둑알을 넣어

얼굴을 짓이기거나 살수를 믿고 까불던 모습에서 웃음기 사라지게 하는 공포의 딱밤이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이었다.

잔인한 묘사의 액션이긴 했지만 어느 조폭영화에서나 이미 아저씨와 같은 영화에서 충분히 보아온 액션이었고 장면장면이 빠른 전개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아 내는 과정에서 페이드아웃 장면을 끊는 연출이 무척 단조로워 영화 후미에 가서는 예상되는 결말과

비슷비슷한 액션진행으로 전혀 긴박감 없이 그냥 보기에 잔인하기만한 영화로 끝났다.

마지막에 살수와의 대결에서 1대 다수로 싸운 태석의 액션이 그나마 가장 액션영화 다운 액션이었다. 정우성을 위한 영화 !

감독이 말한 신의 한수는 주님을 통해 관객에게 설명하는데  결국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 신의 한라는

뜬금포라고 밖에  생각들지 않는 깊이 없는 결말로 영화는 속편을 예고하고 끝이난다.

분명 복수극으로 바탕으로 바둑판에서 최고의 수라는 신의 한수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으로 마무리 지어도 되는거야? 그런거야? 

주인공이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복수를 하거나 하다못해 평범한 가족이나 연인을 지키기 위해 바둑을 한 것도 아닌데

어찌 이런결말로 끝나는지 ...이런 저런 풍파를 다 겪은 주님이라는 캐릭터에서는 나올법 할만도 하지만

감동도 공감도 가지 않는 억제 영화 결론이라는 대높고 속편을 암시했는데 기대 안되는 영화라니....다음엔 감독을 바꾸는 것도 ...






신의 한수라는 바둑을 소재로 재미있는 설정과 캐릭터들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관람불가용의 액션영화를 위해 낯선 바둑이라는 소재를

영화에 애매하게 끼워넣어 <타짜>와 <아저씨>를 합친 영화가 아니라 어설픈 아류작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빛바래게 만든 영화

좀 더 치밀한 바둑판과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의 설정 그리고 노련해진 감독의 연출로  잘 버무려

다음편엔 짜릿함을 주는 신의 한수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