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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이 영화 어때?

통쾌함이 빠진 액션 활극 [군도 : 민란의 시대]



통쾌함이 빠진 액션 활극 [군도 : 민란의 시대]

부제 : 강동원의 강동원에 의한 강동원을 위한 영화



충무로의 최고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하정우와 잘생긴 배우하면 빠지지 않는 강동원의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 거기에 마동석과 조진웅 이성민과 이경영 등의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개성있는 배우들까지 군도는 개봉전부터 기대작 1순위로 꼽는 영화였다. 개봉 5일만에 관객 300만명을 동원하며 승승장구 하던 군도에게 의아함을 가지게 된 것은 개봉하고 난 뒤였는데 개봉 첫날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것과는 달리, 하정우가 주연으로 등장한 영화치곤 평론가들의 평이야 원래 짠편이기도 해서 그다지 믿지 않지만 네티즌 평가마저 6~7 점대를 기록하는 등의 기대 이하라는 평과 소위 재미없었다라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던터라 영화관을 가면서도 긴가 민가하면서도 혹독한 평가를 받은 영화가 도대체 어떻길래 하는 확인을 해 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사건의 촘촘한 짜임새와 반전이 있는 시나리오를 선호 하지만, 캐릭터(혹은 배우)에 몰입해서 보는 편인지라 폭풍까임을 당할 정도로 엉망인 영화는 아니었지만 맛집이라 줄서서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낚시였다는 걸 깨닫는다고 할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

조선 후기,잦은 자연재해와 탐관오리들의 수탈로 인해 백성들의 삶은 피페해져 가고 나주 대부호의 서자이자 조선 최고의 무관인 조윤(강동원)은 악랄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하여 악명이 높은 가운데 백정으로 근근히 살아가던 도치(하정우)가 조윤에 의해 어머니와 여동생을 화재로 잃는 끔찍한 사고를 당한 후 군도에 들어가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도적들의 세상을 향한 통쾌한 활극을 그린 영화이다.

군도는 조선시대가 배경이면서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를 연상시키는 영화 중간 중간에 물과 사건의 배경을 나래이션으로 설명하는데 , 사실 이러한 방식으로 영화가 전개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중간에 맥을 끊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조윤이라는 서자이며 뛰어난 무관임을 설명하는 것이나 군도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억지스런 면이 없지않은)를 굳이 나래이션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와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는지 모르지만 후덥지근한 여름의 습도처럼 필요성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걸리적거린 연출이었다



메마른 나뭇가지에 황야의 벌판에 있는 백정 도치의 집의 묘사라던가(얼핏 동사서독이 떠오른) 노을지는 시간에 먼지를 일으키며 마치 카우보이가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나주 백성들이 땅문서를 조윤에게 뺏기고 염전땅을 일구는 씬의 연출은 서부극을 떠올리게 하는 몇 몇 화면들과 설정이 등장하였고 도치가 군도에 들어간 후 대나무숲에서 무술연습을 하는데, 휘파람 소리가 나는 OK목장의 결투에 쓰일법한 BGM이 나오는 등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하는 동양과 서양의 정서를 담아내려 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영화에서는 잘 버무려지지 못하고 한식에 감자튀김과 햄버거를 넣어 튀어보이려는 듯한 웨스턴 스타일을 담아내어 밸런스가 잘 못된 퓨전요리 같이 되어버렸다.



액션 활극을 자처한 영화이며, <군도 : 민란의 시대>라는 제목이 주는 것처럼 약자의 입장에 있는 백성들이 부조리를 저지르는 사회기득권층에 통쾌한 복수와 징벌적인 스토리를 어느 정도 기대했던 했었다.

개성파 조연들이 모인 지리산 도적떼 군도에서 힘으로 적들을 날려버리는 천보(마동석)이나 양궁의 후예다운 기가막힌 활솜씨의 마향(윤지혜), 묵직한 군도의 리더역을 맡은 대호(이성민)들이 거침없는 입담과 호쾌한 액션으로 선보이면서 탐관오리의 곳간을 털어 백성에게 나누어주는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권선징악의 짜릿함이 느껴져야 하는데 왜인지 군도에서는 액션 활극 영화 맞아?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미지근한 물 같은 스토리전개로 관객들은 하정우라는 배우가 보여줄 연기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더 큰 법 영화를 보고나서 <재미가없다>라는 평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된다.

사실,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곤경에 빠진 주인공이 나중에 깨달음을 얻거나 동료를 만나 소위 주인공 버프를 받아 의리있는 재치있는 동료들과 함께 악당을 무찌르면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대부분의 히어로 스토리에서 나오지만 조윤의 집을 기습한 군도 도적떼를 다 해치울 정도로 검술실력과 지략이 뛰어나 오히려 주인공편이 허를 찔러 전멸을 당하는가 하면 땡추마저 잡혀 그들의 지리산 근거지도 조윤에게 들켜 대부분의 도적무리가 죽거나 붙잡히고 결국 조윤의 멋짐만을 확인시켜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대체 군도는 언제 악을 무찌르는 통쾌함을 보여주는 것인가...



영화 군도에서 가장 큰 쾌거는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재발견이 아닐까. 이토록 아름다운 악역이라는 칭송이 나오는건 강동원의 비쥬얼이 한 몫 단단히 했다 평생 피를 묻히고 살아야 하는 사주를 타고난 운명과 기생 어미에게서 태어나 서자출신으로 사랑받지 못했지만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잔인한 캐릭터로 나오지만 그 역할을 강동원이 하면서 가족과 동료를 잃고 조윤에게 응당 복수를 다짐하는 도치의 카리스마나 당위성보다 악역인 조윤의 처지가 더 안타깝고 애절했던 것은 굳이 내가 강동원의 팬이 아니더라도 조윤역의 강동원의 모성애를 끌어내는 외모가 마음을 움직임이 분명했다. 악역도 선역도 소화할 수 있는 미모를 가진 배우 강동원의 장점이 돋보였다.

군도를 강동원 영상집이라고 부를 정도로 도포자락을 휘날리면서 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나 시니컬한 말투의 조윤이라는 캐릭터는 특히 여성관객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기 충분했다 심지어 남자들도 왜 게이가 되는지 알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그렇다고 합니다 ;) 어쨋든 하정우의 포스나 연기에 눌려 상대적으로 약해 보일줄 알았던 강동원이 실제로는 군도를 먹여살리는 배우였다는 것이 반전이라면 반전



극중 18세로 설정된 도치(하정우)와 도치보다 2살 형으로 20살로 나왔던 천보(마동석)이 나이로 웃음을 준게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라고 말하면 너무 잔인한가......붙잡힌 동료들이 처형당하기 전에 구하러 온 도치가 관리들을 엄청난 무기(?)로 관리들을 초토화 시키고 백성들의 분노를 이끌어내어 조윤의 집으로 쳐들어가 조윤과의 대결에서 도치가 승리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1:1의 검술에서 조윤에게 확연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최소한 대등하게 싸워서 아슬아슬하게 누가 이길까 하는 긴장감조차 없었다 안습)조윤은 끝끝내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자신의 아비마저 죽이고  회한과 자신을 책망하듯 "더러운 땅에 연꽃이 피어오르는 것은 신의 뜻인가 연꽃의 의지인가" 를 말하는 모습과 도치와 함께 쳐들어온 백성을 향해 조윤이 "타고난 운명을 바꾸기 위해 생을 걸어본자가 있거든 나서거라 "하는 장면에서 뜬금포지만 벚꽃이 휘날리는 장면이라던가 도치와의 대나무숲에서 결판을 짓던 중 아기를 보호하려다  도치의 칼에 맞아 죽은 조윤의 모습은 악역이지만 동정할 수 밖에 없는 가련한 악역으로 그려내어 신스틸러라고 일컫는 조연들마저도 빛을 잃어버리고 특히 조진웅이 연기한 이태기역은 왜 나왓나 할 정도로 존재감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시나리오와 캐릭터의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던 영화였다.

감독이 강동원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도치 캐릭터가 시나리오에서 살아나지 못한 것은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비교적 긴 러닝타임에도 인물과 사건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내지도 재미있거나 유쾌하지만도 않는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넣었는데 무슨 맛인지 조차 모를 하정우와 조연배우들의 연기가 아까워지는 후퇴한 감독의 연출에 무한한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