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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Travels

경주여행 첫 번째 : 황리단길,, 어서어서,, 레꽁뜨레,, 선자's 하우스


" 휴가 어디 다녀오셧어요 ? " 라고 묻기엔 조금 늦은 포스팅? 결정장애인 울 부부는 올 여름휴가를 어디를 갈까라며 고민을 많이 했었다. 만만한 해외 여행지로는 역시 일본정도가 무난했지만 5월에 오사카와 교토를 다녀온데다 일본의 태풍예보가 있어서 망설여 졌다.

더위에 약한 신랑과 나의 즈질 체력을 고려해서 오키나와 같은 관광과 휴양을 겸한 곳이나 가까운 후쿠오카를 짧게 다녀올가도 했지만 태풍 솔릭의 힘찬 등장과 함께 국내여행으로 마음을 돌렸다. 그러나 여행과 쇼핑을 하고나니 해외여행 못지 않은 지출을 한 것은 안 비밀. 


외국인이 출연하는 여행 프로에서 국내 여행지 중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찾던 경주에서의 한옥 스테이도 궁금했었고 예전 알쓸신잡 경주편을 보고 경주를 한 번쯤 다녀오고 싶었기에 우리 둘다 십몇년 만에 수학여행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경주를 방문했다. 

출발일에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맑고 더웠고 오랜만에 덕평휴게소에 들러 어묵바도 사 먹으면서 첫 끼를 어디서 먹을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후 2시반경에 경주에 도착했다. 폭염일 때 경주가 최고기온을 갱신했다는 뉴스를 듣긴 했지만 경주의 여름은 살이 타는 듯한 뜨거운 오후 햇살에 녹을 것 같았다 .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대릉원의 담장을 따라 황리단길 골목길로 걸어갔다. 동네 골목길에서 보이는 신라시대 왕의 무덤이라니 힙하다 힙해!


길가다 대뜸 신랑이 여기 이쁘다며 정직한 비율로 찍어준 사진


신랑이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했었는데 난 밥 먹을꺼니깐 이따 먹자고 안된다고 했는데 그냥 사줄걸 그랬다. 이렇게 더울줄 알았나 .....


운세를 점쳐보는 도깨비명당. 우리도 한 번 뽑아 보자고 해놓고 까먹었다. -ㅅ-a



시즈닝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식당이라고 유명해서 첫 끼는 여기에서 먹고 싶었다. 평일 런치도 한참 지난 시간이라 괜찮겠지 생각하며 갔는데 이미 점심마감이라는 안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제법 걸어서 온 데다 주변에 딱히 식당이 없는 위치여서 더워서 힘들어 하는 신랑에게 미안했다. 

어쩔수 없이 두 번째 후보지로 향했지만 홍앤리식탁, 948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 3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는데 다들 브레이크 타임이거나 월요일에는 휴업하는 가게가 많았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였다 :(


길가다 브레이크 타임 없는 식당이라는 안내만 보고 들어간 선자's 하우스. 


작은 테이블 몇개와 바로 이루어진 한식식당. 우리가 앉은 테이블 옆 통유리로 작은 마당이 딸린 가게 주인집이 있었다. 남편이나 나도 한옥에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이야기는 한 적이 있는데 서울 집 값이 ... 휴 ~


무난하게 주문한 한우 불고기 덮밥과 한우 떡갈비. 한우긴 해도 달랑 한 조각이라 양이 적어서 살짝 당황.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맛은 괜찮았음. 불고기 덮밥보다는 떡갈비가 더 맛있다. 

경주가 소고기로 유명해서 불고기나 떡갈비를 파는 식당이 많다. 한식이 땡긴다면 떡갈비 먹는 것도 추천


밥먹고 더워서 카페에서 잠시 쉬기로 하고 카페 오하이랑 캐틀앤비 중 어딜갈까 찾아보다가 우리가 식사한 바로 앞에 있는 레꽁뜨레 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본 신랑이 여기 가볼래? 해서 들어가 봤다. (더워서 그냥 가까운데 가고 싶은 것도 있었고 ㅋㅋ)

한옥에 프렌치 느낌나는 입구가 궁금하기도 했고 빵도 맛있다고 하길래 고고.


앤틱한 내부가 완전 내 취향♥ 

내부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는데 2층도 유럽의 살롱같은 인테리어가 예뻤다. 마들렌으로 유명한 가게라고 하는데 시식용으로 나온 다른 빵도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특히 신랑은 메론빵 같은 소보로가 맛있다고 그랬는데 막상 사 줄까 했더니 배불러서 못 먹을거 같다고 패스.


엔틱한 가구나 조명으로 꾸며져 있었고 여자분들이 좋아할만 세련된 카페였다. 우리 옆자리에 여자아이들 무리가 놀러온 듯 했는데 어찌나 시끄럽던지 커피 마시다 체할뻔 했지만 나가고 나선 프라이빗룸 처럼 여유롭게 쉬었다. 


남자 화장실이 있는 2층에 간 신랑이 2층이 더 이쁘다 그래서 나가기 전에 구경하러 갔는데 2층이 더 이뻣던... 2층 올라가세효 


달콤한 디저트랑 먹을 땐 역시 아메리카노. 몽블랑과 경주 마들렌을 구입했는데 몽블랑이 너무 커서 마들렌은 호텔에 가져가서 먹었다. 레꽁뜨레에 간다면 몽블랑은 꼭 드셔보시길. 촉촉하고 달달하니 아주 맛있었다. 경주 마들렌은 쏘쏘 ~ ♩

커피는 살짝 신맛이 돌면서 크레마가 있는 적당히 진한 맛으로 탄맛 강한 스타벅스 커피만 마시다가 간만에 괜찮은 커피 마신 느낌. 



3층 한옥이 예쁜 카페 오하이. 루프탑에서 대릉원을 보며 커피 한 잔 하기엔 너무 더웠던 날씨


흰 색 벽에 통유리에 나무창틀이 깔끔한 대릉원 사진관


철릭 한복을 파는 경주한복판. 흰 색에 꽃무늬 저고리에 노란치마가 화사하니 이뻣다.


황리단길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 어서어서 '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책. 

다카기 나오키나 어쿠스틱 라이프 작가를 좋아해서

제목이 맘에 탁 들어오는게 나중에 읽어봐야지 


아늑한 다락방 같은 공간에 시스루 커튼에 햇빛이 비치는 테이블.

 이사가면 창가에 요런 테이블에서 블로그 하고 싶다 >_<


서점주인의 취향이 느껴지는 소품들과 책들. 


벽 한 켠에는 추천도서와 추천영화가 사진과 포스터들로 꾸며져 있다.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듯하다. 

여행 다녀오고 나서 신랑이랑 ' 아무도 모른다 '를 봤다.



색색별로 전시되어 있는 책들. 

이대로 우리집 책장에 갖다놓고 싶었다

바라만봐도 뿌듯할 듯 ♪


어릴땐 나도 이런 책방 주인이 되고 싶었는데 

(빵집 주인도 되고 싶었다 'ㅅ')


책을 구입하면 약봉지 같은 봉투에 도장을 찍어 준다.

어서어서에 들리기 전 책을 점찍어 두고 갔는데

구입하려던 책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냥 나왔다.


어서어서를 나와 들린 기념품가게.

신랑이 첨성대 미니어처를 갖고 싶다고해서 구입.

파우치나 에코백 엽서 키링 등을 팔고 있다.


늦은 오후의 한적한 황리단길을 뒤로하고 대릉원으로 향했다.